[세평시평] 금감원과 저축銀의 막장 커넥션
[세평시평] 금감원과 저축銀의 막장 커넥션
  • 김 찬 집
  • 승인 2011.0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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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은행 임직원 20여명이 120개 서류상회사(특수목적법인, SPC)에 친인척이나 지인을 명목상임원(바지사장)으로 앉힌 뒤 6년간 수 백 억 원을 월급으로 챙겼으며, 금감원 전부국장이 이사비용으로 2억 원 챙겼다는 신문기사다.
또 금감원 수석검사담당자는 뇌물로 그랜저자동차도 받았다는 것이다. 천민자본주의 극치로 세상의 암울해지고 있다. 물론 나도 이런 비판을 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사회의 부패가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져야 할지 모르는 단계까지 와버렸는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런 상상을 그려본다.
교통신호기의 작동이 더디 자, 한사람 두 사람 무단 행단을 시작한다. 곁눈질하던 다른 행인들도 빨간 신호등에 건널목을 가로 지른다. 경찰관이 호루라기를 불지만 역부족이다. 두어 명이라도 잡아 범칙금을 물리려하나 한 사람밖에 붙들지 못한다.
붙들린 사람은 목소리를 높인다. 왜 하필 나인가.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한 것 아니냐고, 그러나 이 불운한 교통위반자가 모른 말이다.
법 앞에 평등은 이럴 때 쓰라고 세운 원리가 아니다. 불법 행위자가 이기적인 목적에서 끌어댈 평등이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법 앞에 평등은 하늘의 내린 철칙이지만 불법 앞에 평등은 정의가 아니다.
작은 불법이든 큰 비리든 강한 전염성을 갖는다. 여기저기서 저지르기 시작 할 때 합당한 제재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너도나도 합류한다. 에게 동물들의 사회다. 나는 도둑에 뛰는 파수꾼이라고 호각소리는 항상 뒤쫓아 다니기 십상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권력형부패, 기업 형 비리, 지능형 범죄 등 사회는 중증환자가 되고 있다. 법을 지키고 사는 사람들이 손해를 본다고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 이런 순진 사람들을 세련되지 못한 시골할아버지라고들 한다.
이런 옛날 시골할아버지 같은 진실한 국민성은 정교한 거짓말 앞에서는 무력하다. 정교한 거짓은 사랑이라는 명찰을 달고 서 있어서 순진한 진실을 도무지 알아차리지 못하게 만든다.
미화된 언어로 진주를 꿰듯 아름답게 포장된 말 뒤에는 거짓과 위선이 있게 마련이다. 지금 저축은행비리사건을 감사하는 감사 기관이 그렇다. 감독하는 기관이나 감사전문기관에서 적발을 못했다는 것은 비리면허권을 인정해 주는 것이다. 그래서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지느냐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 한 통속 비리라면 순진한 시골사람들인 국민은 알 수가 도저히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만이 공유하는 은밀한 통로가 어디인지 살피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정기관에서 그물을 쳐놓고 치밀한 기획아래 확실한 올가미를 걸어 잡아채지 않는 한, 사랑이란 명찰을 단 가면을 벗기고 맨살을 드러내게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런 부패집단에게서 혜택 받고 퇴직 후 일자리를 챙기는 감독기관이나 권력조직, 푼돈깨나 나눠 쓴 사이비단체, 사이비 언론들은 외친다. 표적수사, 기획 수사라고 한 목소리를 낸다.
그러나 대다수 시골사람 같다는 순진한 국민들은 진정한 시에는 가식이 없다는 것을 안다. 진정한 시에는 거짓 구원도 없고 무지갯빛 눈물도 없다는 것을 안다. 뻔뻔스러운 희생자도 있고, 불행한 영웅도 있으며, 훌륭한 바보도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사회는 지탱되는 것이다.
요즘 가진 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물가도 오르고 직장도 없는 경제침체의 늪에서는 원칙과 윤리를 잠시 접어두고, 우리들의 나눠 먹을 파이를 조금 더 성장 시키자”는 말을 한다. 자못 솔깃하다. 살아남아서 좀 견딘 후에 부자로 사는 일 이상의 좋은 일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잘 살게만 된다면 부조리라도 눈 한번 질끈 감자는 이런 감언이설에 절대로 속지 말아야 한다.
무능한 청백리보다, 유능한 탐관오리가 우리를 살려준다는 궤변에도 속지 말아야 한다. 그럴싸한 이런 궤변은 동물사회를 만드는 윤활유가 되기 때문이다.
궤변에 속지 말자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우리 미래세대의 냉소어린 생각부터 들어보자, 한 인터넷여론 조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중고교생의 80%가까이가 우리사회는 썩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반 이상이 보는 사람이 없으면 무단횡단을 하겠다고 한다는 조사결과다. 나 혼자만 하는 비리도 아닌데 나 혼자만 잡는다고 큰소리치는 어른을 보고 자란 그들이 아닌가?
그들은 금품을 써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다면 기꺼이 뇌물을 쓰겠다는 대답이 10∼20%에 이른다. <유스워크넷>
이런 식으로는 우리 사회에 미래가 없다. 부패는 아무리 불편해도 진실과 마주 하지 않는 한 결코 넘어 설수 없는 것이다.
이런 잘못된 인식을 걷어 내지 않고는 선진국으로 한 걸음도 나갈 수 없는 것은 자명할뿐더러, 더 걱정스러운 것은 먹히고 먹는 양육강식의 야생동물사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부산 저축은행 사건에 연루된 모든 조직, 모든 범죄자들에 대해서는 모두의 힘으로 뿌리를 뽑는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필가 김 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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