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베트남을 다녀와서
[세평시평] 베트남을 다녀와서
  • 양 부 임
  • 승인 2011.05.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얼마 전에 나는 베트남을 다녀오면서 결혼과 라이따이한이 안타까운 사연을 품고서 왔다. 그런 후 나는 우리의 삶은 일련의 사건 등에 얽혀있는 그물망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 어머니사이에 태어난 아이를 라이따이한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지금도 떳떳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학대보다 잔인한 무관심이 이들의 마음을 매치기하고 있었고, 월남전이 끝나 삼 십여 년이 흘렀는데도 라이따이한이 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한국인 아버지는 외면, 공산화된 사회에서는 적군가족이라고 천대했으며, 적의에 찬 시선에 교육은커녕 직업 또한 별 따기이고, 자신을 숨긴 채 뿌리 없이 떠도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2006년부터 건설이 붐을 타면서 그곳에도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고, 우리나라 기업 2천 여 개가 상주하는 바람에 또 다시 신라이따이한이 태어나고 있다는데 이들 역시도... .
무엇을 원한다는 것은 거꾸로 말하면 그것이 없으면 불안하고 부족한 느낌이 들어 괴롭다는 의미이다.
이들이 조국은 한국이다. 아버지의 나라에서 이들을 외면한다면 먼 훗날 우리에게 응징을 해 와도 할 말이 없다. 한민족 한 핏줄 무시로 세뇌됐던 이 말이 그 곳을 떠나오면서 돌연 생각남은 핏줄이 당김이리라.
일본에게 맺힌 우리의 恨이 반세기가 훌쩍 지났음에도 풀리지 않듯이, 이들에게도 한국의 恨을 심어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베트남은 1975년에 통일, 십년전쟁으로 2백만 명이 사망하였고, 70%가 산악지대이며 고엽제 후유증으로 국토의 30%가 훼손되었다. 노인들이 많이 없고, 평균 수명이 68세이며 한반도의 1.5배인 영토와 8천 5백 만 명의 인구를 갖고 있는 사회주의 국가이다.
삼십여 년 전 한국의 모습을 연상 GDP 1,050$, 최빈국에서 탈피한 이 나라는 경제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란다. 80년대부터 도이모이정책이 생김으로 96년부터 관광객을 받아들였는데, 1년에 관광객 수는 30만 명으로 태국다음 한국인 관광객이란다.
씨가 떨어진 곳이면 어디서든 하늘을 향해 자라며, 시멘트를 뚫고서 자라는 나무 하늘나무처럼, 곳곳마다 재건에 힘쓰는 모습이 눈물겨움인지 고은시인은 베트남을 ‘떠오르는 태양’이라고 말하였다.
한국으로 결혼해 온 아가씨 중 20%만이 한국에서 살림을 꾸린다고 하였다. 80%가 한 달여 만에 이혼을 해서 본국으로 돌아간다는데 이들은 돈에 팔려갔다 왔다고 하여 재혼도 못하고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지으면서 평생 살아가는 실정이라고.
한국남성과 결혼하는 이유는 베트남가족들에게 한 달 생활비가 될 10만원을 부쳐주기 위함이라니, 안타까움 속에서 최근 한국에 시집을 왔다가 한 달 만에 자살을 한 후안마이 편지를 잠깐 접할 수 있었다. 자살의 이유는 소통이 안 되다보니 고부간의 갈등과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과의 마찰로 죽음을 선택한 19세 아가씨의 이야기였다.
한 여성의 구슬픈 소리를 들으면서 다문화가정을 다시 생각해 봤다. 세상의 화두가 타임과 소통인데 이들이 마음 놓고 살아갈 수 있는 근본대책은 소통이라고 생각하면서, 우리나라는 다문화가정이 우리사회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신부를 맞이할 가족들을 위한 예비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에게만 우리문화와 한국어 배움을 강요할게 아니라, 동방예의지국이라 일컫는 우리로써의 최소한의 예의는 기초적인 베트남어는 배워야 할  것 같다.
외국인과의 결혼문제 역시 입양의 문제처럼 무제한 허용치 않아야한다.
경제적으로는 부강한나라라고, 정의사회라고 인권을 중시하는 우리사회가 이들을 홀대하여서 본국으로 돌려보내니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 운동이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자고해 볼 일이다.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변할 뿐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말이다.
불행하다는 말보다는 행복한말이 쉬운 말이 되도록. 아버지로 인해 옥죄어 사는 라이따이한은 덮어두더라도, 신라이따이한과 혼인문제를 돌고 있는 팽이만큼 불안정하게 놔둘게 아니다. 선진국복지모델을 뒤쫓아 가려고 발 돋음 하는 우리사회가 공동으로 해결해야할 문제이기에 방치하면 안 될 것 같다.
가멸찬 사람들을 능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사회복지사 양 부 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