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돈 벌면서 '나 몰라라'...타 지방 셔틀버스 운행과 대조
긴급진단 관광성수기 교통안전대책<4>

관광객 김모씨(44.서울시 강남구)는 지난 주말 렌터카를 타고 서귀포에서 제주시 공항으로 가다가 항공편을 놓쳐 혼이 났다.
평화로 제주경마공원 주변에서 교통이 막혀 항공편 출발 시간을 놓친 것이다.
김씨는 "항공편 출발 시각에 맞춰 서귀포에서 제 시간에 출발했지만 경마장 주변 교통이 이렇게 막힐 줄을 미처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5일 어린이날. 제주시 광령 무수천 사거리에서 경마공원까지 편도 3차선 도로인데도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극심한 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이날 제주경마공원 말 테마파크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에 3만여명이 몰렸다.
경마가 열리는 금ㆍ토요일 경마 종료 시점인 늦은 오후 때마다 평화로는 교통 대란이 반복되고 있다.
경마공원의 주차 용량 2500대가 넘는 차량들이 몰려 주변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해버린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경마공원을 경유하는 시외버스를 운행하고 있지만 대부분 도민인 입장객들이 자가용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화로는 관광객 차량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어서 주말마다 경마공원 주변이 차량으로 붐벼 관광객들이 교통 불편을 겪고 있다.
경마공원에서 광령 무수천~제주시 노형로터리~공항까지 극심한 정체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경마장 주변 교통대란에 대해 경마공원과 자치단체, 경찰이 '나 몰라라'하고 있는게 문제다.
경마공원은 3인 이상 카풀 차량 전용주차장을 마련한게 고작이다.
부산.경남, 서울 경마공원이 자가용 이용을 억제하고 고객 편의를 위해 무료 셔틀버스를 자체 운행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경마공원 이용객 이모씨(43.제주시 노형동)는 "경마가 끝나는 시점에 승용차들이 한꺼번에 쏟아지기 때문에 교통이 막히고 있다"며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하면 아무래도 승용차를 덜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 여행사 관계자는 "경마공원 주변 교통이 막혀 관광객들이 항공편을 놓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도민들로부터 엄청난 수익을 올리면서 정작 도민과 관광객을 위한 주변 교통대란 해소 대책은 외면하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KRA 한국마사회 제주경마공원은 지난해 53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제주도에 낸 세금만 827억원이다.
이는 전년도 지방세 총액 550억원에 비해 50.4%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부터 경마 시행일이 토ㆍ 일요일에서 금ㆍ토요일로 바뀌면서 중계경주 횟수가 103회에서 252회로 2배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계경주로 발생한 세액은 490억원으로 전체 지방세의 59.3%에 이른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2회 늘어난 총 852회의 경주를 시행하고 중계경주도 13회나 늘릴 예정이어
서 제주도에 내는 지방세도 964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