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현장에서 일어나는 모습들을 보면, 제주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해군기지를 두고 강정마을 주민간의 찬성 반대를 떠나 갈등의 본질 자체를 흐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군기지 문제는, 좁게 보면, 해군과 강정마을 간의 문제이고 넓게 보면 제주도(도민)와 정부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 반대활동을 하면서 해군과 시공업체의 공사를 물리적으로 막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이 외지인들이다.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선다는 얘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2005년부터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이들은 강정 반대주민들을 포함한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강정 해군기지 공사현장에는 이들보다는 외부 시민사회단체들이 앞장서서 반대활동을 하고 있다.
물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해군기지 반대활동을 할 수는 있지만, 외지인들이 진정으로 강정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고는 있는지, 강정마을 공동체의 화합에 도움을 주는 행동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해군기지 문제로 제주도는 2002년부터 자그마치 9년을, 강정마을은 2007년 유치 결정 후 4년이란 세월을 가슴앓이하고 있다.
제주도 전체가 강정마을 갈등 문제를 풀기위해 상생의 해답을 찾아가면서 공동체 복원과 마을 화합의 길을 추구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직접적인 해군기지 이해당사자도 아닌 외부세력들이 불현 듯 나타나 강정마을의 자연 생태계 보전을 운운하면서 일부 강정 주민들을 호도하며 해군기지 시공업체와 연일 대치하고 있으니, 이 무슨 형국이란 말인가? 외부 단체들은 과연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이러한 행동들을 하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전국을 다니며 국책사업 반대활동을 전개하는 등 그간의 행적을 살펴보면 그 우려는 더욱 깊어진다.
특히, 이러한 행동은 향후 책임을 스스로 보장하지 않을뿐더러 지금 강정마을의 갈등을 더욱 부추기는 행위이며, 이로 인해 강정마을 반대주민들도 알게 모르게 외부세력들에 대한 심적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을 것이다 본인들의 의지보다는 외부인들의 주도하에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외부세력들, 즉 제3자는 ‘얼마간 머무르다 가면 그만’이지만 ,그 지역 주민들은 이후에 일어나는 모든 상황들을 감수하면서,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강정마을 미래가 달린 상황을 그냥
왔다 가는 외부인들이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는 모습은 이해하기 어려우며 이러한 사실에 대해 외부단체는 각성해야 할 것이며, 강정마을 주민들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강정마을 강 희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