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관련 항소에 분노를 느끼며...
4·3관련 항소에 분노를 느끼며...
  • 김두연
  • 승인 2011.04.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느 시인의 표현대로 4월은 잔인한 달인가?
왕벚꽃과 노란 유채꽃이 평화의 섬 제주를 물들이고 새 생명이 움트는 계절이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4월에 잔인한 행위가 진행되고 있다. 전 이승만 대통령의 양자인 이인수 씨가 악의적이고 지속적으로 제주4·3사건 희생자와 유족들을 모욕하고 능멸하는 경거망동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9년 3월부터 5월까지 이인수를 비롯한 일부 시대착오적이고 수구적인 자들이 국무총리가 위원장으로 있는 제주4·3위원회와 국가를 상대로 헌법소원심판, 행정소송, 국가소송 등 6건의 소송을 집중 제기했다.
이들의 소송은 2000년 4·3특별법이 제정된 이래, 국가 차원에서 추진된 4·3사건의 진상 규명, 당시 무고하게 희생된 분들과 그 유족들의 명예회복, 그리고 원혼들을 위령할 평화공원을 무효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에 유족들은 참을 수 없는 심한 모욕감에 시달려 왔지만, 헌법재판소와 법원이 6건의 소송에 대해 모두 기각 또는 각하 판결하여 법의 정의를 바로 세워주었고, 이 중 5건은 완전히 종결돼 유족들은 비로소 분노를 삭힐 수 있었다.
그러나 이인수 등 수구세력들은 아직 끝나지 않은 1건의 행정소송에 대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지난 1일 서울행정법원에서 각하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불복해 희생자결정을 무효로 해달라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양심과 체면도 없는 이인수 씨는 똑똑히 알아야 한다. 당신의 양부인 이승만 전 대통령은 4·3사건 당시 불법적인 계엄령을 선포하여 수만 명의 제주도민의 희생을 초래하였다. 그런데도 제주도민과 유족들에게 한마디 사죄와 용서도 없이 또다시 항소하였다. 이에 4·3희생자 유족들은 강력히 규탄하고 응징할 것을 경고한다.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4·19혁명 51주년을 맞이하여 수유동 국립4·19국립묘지에 나타나 사과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진정성 없는 사과라서 유족들이 그를 막아서자 되돌아가는 해프닝이 발생하긴 했으나, 희생자 숫자가 200명 미만인 4·19희생자에게는 사과하고 3만 명가량이 희생된 4·3희생에 대해서는 적반하장 격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보니 그 이중성에 치가 떨릴 지경이다.
그동안 정부는 4·3진상조사보고서 작성, 대통령의 사과, 위령제에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참석하는 등 희생자의 원혼을 위령하고 유족들을 위로하였다. 또한 계속적인 명예회복 사업과 유족복지 사업에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하였다. 그리고 재판부는 당신들의 소송 행위가 부당하다고 판결하였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항소를 취하하고 도민과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눈물어린 사죄를 하는 것만이 당신들이 역사에 욕된 이름을 남기지 않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임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전 제주4·3유족회장 김 두 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