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주 김정우가 달라졌다.
원래 보직이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그가 올해 K-리그에서는 공격수로 변신하며 5경기 치른 현재 득점 6점에 공격포인트 7점으로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당초 김정우의 올해 목표는 공격포인트 7점을 올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벌써 목표치를 달성해 목표수정이 불가피한 실정.
이에 그는 10점으로 상향조정했지만 감독의 눈에는 탐탁치 않은 모양이다.
상주 감독은 김정우가 올해 15골 이상도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그의 기세라면 이 수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포지션 변경으로 김정우는 그 어느때보다 기분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듯 하다.
포지션 변화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세인들에게 각인시킨 경우가 하나 더 있다.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활약하고 있는 차두리다.
차두리의 원래 보직은 공격수였다. 하지만 수비수로 전향한 후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맹활약하며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돼버렸다.
이 두 명의 스타 플레이어의 공통점은 새로운 변화에 잘 적응했다는 것이다.
분명 처음에는 두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잘 극복하며 공격수로써, 수비수로써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새로움에는 늘상 두려움이란 그림자가 서려 있다.
정도의 차이지 누구나 새로움을 대면하고 나면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내가 그 새로움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그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새로움이란 말을 피해 나갈 수는 없다. 늘 새로움은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 새로움을 변화라는 말로 바꿔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변화의 바람은 항상 분다.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변화의 범위를 조금 넓혀보자.
고대 유럽지역을 호령했던 로마제국이 무너지고, 몽고제국이 망한 이유는 이 변화의 바람을 읽지 못하고 ‘늘상’이라는 말 속에 틀어막혀 있었기 때문이다.
‘늘상’해왔던 대로 제국을 통치했기에 처음에는 돌처럼 단단해 보였던 조직의 틈 속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어 조직은 깨지고 제국은 패망의 길로 들어섰다.
소련과 동독도 같은 길을 걸었다. 스콜리언스의 ‘wind of change’ 기사처럼 말이다.
최근 일어난 중동지역의 유혈사태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들은 변화를 원하는데 통치자는 그 변화를 무시했다. 변화에 대한 갈망을 힘으로 눌렸다.
참다 참다 터진 변화의 분화는 지배층이 억제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다.
이 또한 변화를 읽지 못한, 새로움에 대한 부적응이 가져온 결과다.
변화의 흐름을 피할 수는 없다.
피할 수 없으면 받아들이고 이를 즐길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김정우와 차두리처럼 말이다.
이들은 처음에는 난감했을 것이다. 그저 미드필더와 공격수로만 알았지, 공격수와 수비수로 변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포지션 변화를 받아들였고, 자신의 새로운 포지션에서 경기를 즐겼고, 즐기고 있다. 빠른 슈팅 타임이 김정우의 무기라 한다면, 폭발적인 드리블로 상대 측면에서 부드럽게 공격진을 향해 공을 배급하는 것은 차두리의 특기다.
변화와 새로움을 너무 두려워 하지 마라.
'과유불급'이란 했던가. 두려움이 너무 지나치면 공포가 된다. 정신건강에 해롭다.
즐겨라.
바다가에서 셔핑하듯 변화의 흐름 위에서 놀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