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곳간 쉼’ 특별한 전시회 마련
제주 ‘곳간 쉼’ 특별한 전시회 마련
  • 고안석
  • 승인 2011.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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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5월15일까지 ‘Durian Pie Factory-open studio’ 개최/베트남 작가 제주 체류…한국작가와 작품제작 전과정 공개
제주 ‘곳간 쉼’에서 아주 특별한 전시회를 준비했다.
‘Durian Pie Factory - open studio’.
13일부터 5월1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김선미, 김영식, 김지수, 용해숙, 유진숙, 전수현씨와 3명의 베트남 작가가 참여한다.
‘Durian Pie Factory’는 2011년 1월에 열린 ‘후인마이의 편지’ 전시를 준비하기 위해 베트남을 답사하면서 새롭게 기획하게 된 전시다.
이 전시는 진정한 ‘수평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Durian Pie Factory’는 그 생소한 전시제목처럼 서로에게 생소한 두 나라의 예술가들이 모여 하나의 사건을 만들어내는 전시다. 그 사건은 서로의 시간 속에 남아있는 상처를 바라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작년 12월 호치민 미술대학에서 첫 번째 사건인 ‘Durian Pie Factory-collaboration 전’가 열렸다.
전시 기간 동안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이 주둔하던 하미마을, 빈영마을, 띠엔안마을 등을 방문해 위령비를 찾아가고, 실제 전쟁에 참여했던 주민들과 교류하면서 한국 작가들은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여러 시간의 흔적들을 목격하게 됐다.
이들은 그것을 가슴에 담고 새로이 풀어내면서 깊은 고민에 빠졌고 이 고민들이 응축돼 새로운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Durian Pie Factory-collaboration 전’이 한국작가들의 베트남의 슬픔을 그대로 담아놓은 전시였다면 ‘Durian Pie Factory-open studio’는 베트남 작가들이 한국의 시간과 공간을 체험하는 프로젝트이다.
그들은 제주에서 2주간 체류하면서, 이주 노동자와 이주 여성 그리고 4.3 사건을 겪어낸 여러 사람들과 조우하면서,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바라볼 예정이다.
그리고 그 경험을 천천히 작품으로 풀어내 새로운 공감을 이끌어내게 된다.
전시장소인 ‘곳간 쉼’은 밀감 창고를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공간으로 2주 동안 이곳은 작가들의 스튜디오이자 갤러리로 변모할 계획이다. 베트남 작가와 한국 작가들이 작품을 제작하고, 설치하는 전 과정이 관객들에게 공개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설치된 작품들은 5월15일까지 전시된다.
한편 전시회 기간인 17일 오후 2시에는 제주 곳간 쉼이 자리잡고 있는 성산읍 삼달리서 도내 거주하는 이주외국인과 동네 주민들을 초대한 조촐한 마을잔치가 열린다. 단지 전시를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시간을 공유하고, 기억을 나누는 또 다른 퍼포먼스다.
이날 호치민 미술대학 전시 개막식 당시 그 공간에 머물던 모든 사람들의 손자국이 남아있는 흙 조각들이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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