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 오는 것을 시샘하며 옷깃을 여미게 만들던 매서운 꽃샘추위도 거리마다 피어나는 가로수의 꽃망울을 어쩌지는 못하나 보다. 어느새 거리마다 얼굴을 드러내는 노오란 개나리가 봄이 옴을 알리는 걸 보면 말이다. 이런 자연의 고지식한 원칙을 보면 새삼 자연이 주는 경외감에 머리가 숙여지곤 한다.
더군다나,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노력과 생물권보전지역·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부문 3관왕 달성 등 우리의 소중한 자연유산을 산불로부터 지키는 일은 우리 모두의 사명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봄은 대기가 건조한 기후특성으로 인해 산불화재 발생건수의 60%가 봄에 발생하고 그 중에서도 4월은 상공에 남아있는 찬 공기로 인한 대기가 불안정하여 강풍이 자주 불고 대기가 건조하여 봄철 산불화재 발생건수의 30%가 발생한다. 그 주요 원인으로는 입산자 실화가 43%, 소각 산불이 26%로 대부분 60대 이상의 지역주민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감귤과수원의 방품림 근처에서의 나뭇가지 소각이나 야초지나 밭두렁에서의 쓰레기 소각으로 불씨가 바람에 날려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실제로 지난 2007년 이후 감귤과수원 방풍림 나뭇가지 소각 등 부주의로 인한 화재로 3명이 사망하였으며 사망자 모두 70세 노인으로 소규모 화재임에도 불구하고 사망사고로 발전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더군다나 올해는 식목일·청명(4.5) 및 한식(4.6)이 주말(4.2~3)과 이어져 성묘객 및 상춘객에 의한 대형 산불의 증가 우려로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에 우리 소방에서는 감귤 과수원 소각 중 사망사고 사례를 전파하고 밭이나 감귤과수원 인근에서의 소각행위를 금지하는 등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또한 등산로·휴양림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산림인접 문화재시설 주변 등 실화성 산불 위험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소각 금지기간을 설정하여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논·밭두렁 소각 불법행위 단속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우리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산불은 입산객과 산림주변 거주자의 부주의로 인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2004년 소각 부주의로 인해 바람에 날린 조그마한 불씨가 천연기념물인 산방산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어 버린 사건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때의 화재로 인한 상처가 남아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서부소방서 현장대응과장 오 창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