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말 산업 재도약 전기 마련
제주말 산업 재도약 전기 마련
  • 한경훈
  • 승인 201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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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산업육성법 제정...1․2․3차산업 균형성장 기폭제 기대
말산업육성법이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하면서 제주 말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 이 법률이 시행되면 그동안 경주마 생산 중심으로 이뤄지던 도내 말산업이 1․2․3차산업에 걸친 균형적 동반성장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말산업으로 지역 농가들의 소득 증대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당국의 적극적인 정책적․재정적 지원 노력이 요구된다. 이와 관련해 제주시의 준비 상황과 과제 등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특별법 시행의 의미=말산업육성법은 말 관련 산업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이다. 단일 축종에 대해 특별법이 만들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돼지, 소 등 다른 축종과 다른 말의 특성을 감안해 국가가 말산업을 체계적·지속적으로 육성 지원한다는 의미다.
말산업육성법에 따르면 말산업은 말의 생산․사육․조련․유통․이용 등에 관한 산업을 말한다. 말은 일반 식용가축과 달리 생축 상태에서 레저, 관광, 스포츠 등의 부문에서 활용되면서 다양한 가치를 발생시키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또 말의 생산-육성-유통-소비, 즉 1․2․3차산업으로 연계되는 과정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확대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 법률에 따라 앞으로 말산업 육성 전문기관이 지정되고 전문인력도 양성된다. 말 조련사, 장제사(말 발굽관리), 재활승마지도사 등에 대한 국가 자격증도 도입된다.
특히 말 시장이 개설돼 경주마 중심으로 이뤄지던 말 유통이 승용마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말산업육성법은 오는 8월 16일부터 발효된다.

▲말산업특구 지정 필요=말산업의 복합적인 특성을 살려 1.2.3차산업을 동시에 육성·발전시키려면 말산업특구 지정이 필요하다.
말산업육성법은 말 관련 사업의 유기적 결합과 성장 여건을 집중 지원하기 위해 말산업특구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구내 말사업자에 대해서는 사업장 예산지원과 함께 법인세 및 소득세 등 세금감면, 국공유재산의 임대 또 매각 등의 행·재정적 지원이 이뤄진다.
이에 따라 일부 지자체들이 말산업특구 지정을 위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는 말산업 기반시설을 추진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말의 본고장인 제주도는 도 전역을 특구로 지정받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제주시 또한 말산업육성법의 시행령이 아직 제정되지 않은 점을 감안, 자체적으로 특구지정 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방침이다.
제주시는 4월 중에 말산업 TF팀을 구성하고, 지역에 적합한 특구지정 상품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제주시는 특히 경마공원, 폴로승마리조트, 경주마육성목장, 마클러스터센터 등 전국에서 유일하게 종합적인 말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는 점이 특구 지정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시는 말산업육성법 제정 이전부터 경주마 비가림시설 및 제주마 사육환경개선 지원 등 말산업 기반시설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경주마 경매 활성화를 사업비 10억원을 들여 지난해부터 조천읍 교래리 한국경주마육성목장 내에 짓고 있는 ‘경주마경매장’는 오는 10월 완공 예정이다.

▲제주 말산업 현황=말산업과 관련해서는 제주도가 현재 타 지방보다 훨씬 앞서고 있는 것으로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도내 마필사육두수는 2만2233두로 전국(2만8718두)의 77%를 차지하고, 농가수도 전국의 66%인 1742호에 이른다. 도내 농가수의 경우 2000년(295호)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 소(1095호)나 돼지(312호) 등 주요 축종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제주는 말 소비와 말을 이용한 관광시설도 다른 지역에 비해 활성화돼 있다. 말 도축두수는 지난해(781두) 다소 감소했지만 2007년 687두, 2008년 690두, 2009년 891두 등으로 대체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말고기 음식점은 40개소에 이르며, 여기에 마육가공업소 4개소, 마육유통업체 2개소가 현재 영업 중에 있다.
관광시설로는 경마공원 등 대형시설이 6개소 조성됐으며, 승마장 시설은 현재 25개소(전국 등록 47개소)가 지역에 산재해 있다.
여기에다 초지가 마을공동목장 63개소를 포함해 94개소에 면적으로는 6만5695ha에 달해 천혜의 말 사육지임을 자랑하고 있다.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FTA 등 대외시장개방 가속화에 따라 우리 농촌은 그 어느 때보다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농축산 분야 산업 발굴이 요구되고 있다.
말 관련 산업은 1.2.3차산업에 걸쳐 파급효과를 일으키며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어 농촌경제 활성화에 효과적인 대안이라는 평가가 많다. 말산업육성법의 제정으로 말산업이 지금보다 더욱 확대되고,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까지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은 도내 농가 입장에서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말은 최근 우리나라 축산업에 막대한 타격을 준 구제역으로부터 자유로울 뿐 아니라, 사육과정에 발생하는 온실가스(메탄)가 적어 환경문제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축종이다.
이에 따라 제주 말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의 수립 및 재원 확보와 함께 기반 조성의 강화가 요구된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말 생산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승마용과 식용은 물론 경주용 말도 수요에 대응해 지역에서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특히 경주마 자마(子馬) 처리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경주마는 1마리당 평균 낙찰가가 3000만원이 넘을 만큼 고부가가치 상품이지만 과잉 생산으로 도내 농가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현재 제주시지역의 말 사육두수(1만5322두) 가운데 경주마(더러브렛계통)는 약 21%인 3239두. 그런데 국내 경주마 경매두수는 연간 200여 두에 그치고 있다. 이 같은 수요공급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자마 수출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말을 이용한 레저산업 진흥을 위해선 체험승마 등 인프라 구축과 함께 승마용 말 조련시설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승마용 말은 농가 자체적으로 조련하고 있지만 설비투자의 한계로 체계적인 관리가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말산업을 놓고 전국 자치단체의 경쟁이 치열할 것을 감안 때 승마장 위주의 초보적 상품으로는 관광객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 이에 따라 말트레킹코스 등 개발이 시급하다. 제주마를 이용해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대형이벤트도 구상해 볼만하다.
제주도의 말고기 등급판정제 시행을 계기로 말고기 소비 확대를 위해 마육브랜드 개발 및 전문육가공업 육성에도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와 함께 말고기 매장과 음식점, 승마용품․말 가공품․향장품 판매점을 구비한 종합타운의 건립도 필요해 보인다.
종전 경마 중심의 말산업이 이제는 축산과 승마를 아울러 균형적으로 성장을 하면서 다양한 이득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경원 제주시 축산과장은 “말산업을 제주의 미래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말의 생산 및 레저 등 각 부문에 대한 마을별 특성을 고려해 지역특화를 하고 중장기계획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노력을 적극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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