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 어린이보호구역, 즉 학교주변 초등학생들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일이다. 그 대상은 바로 운전자들이다.
우리네는 모두 알고 있지만 운전대를 잡는 순간 머릿속은 백지가 되어 자신의 운전 솜씨를 뽐내면서 과속과 신호위반 그리고 위험한 앞지르기를 일삼는다.
운전을 하는 당신들은 아이들을 믿을 수 없다고 하면서 불평을 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운전대를 잡고 있는 당신들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것은 한 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
운전을 할 때 갑자기 나타나는 아이들 그리고 인도가 아닌 도로를 마구 활주하는 아이들에게 문제의 화살을 겨눌 것이 아니라 당신의 운전습관을 돌이켜 봐야 할 때인 것이다.
나는 도로교통법조항이 어떻고 벌점과 범칙금이 얼마인가를 말 하면서 운전자들에게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왜냐면 운전자들은 각종 매체를 통해 충분히 시각적으로 자극을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운전자들의 머릿속을 파헤쳐 보고 싶은 심정이다. 매일 접하는 것들을 머릿속에 각인 시키지 않은 채 입으로만 ‘아이들 안전이 중요하지’라는 식의 이상하고 무책임한 당신들의 그 인지 방식에 경각심을 울리고 싶을 뿐이다.
우리 스스로가 최고의 영장류라고 자랑하면서 운전대를 잡는 순간 왜 동물과 같은 본능으로 진정 동물임을 자처하는 것인가.
당신이 신호가 바뀌는 순간을 포착하여 아슬아슬하게 사거리를 넘어가는 순간, 앞 차가 서행 하여 자동차레이스를 하듯이 앞지르기를 하며 따라 잡는 순간, 당신은 도대체 어느 정도의 희열을 느끼 길래 그토록 동물적 본능으로 매일 같이 반복하는가.
이제는 그 희열을 이성적으로 조절을 할 수 있는 운전자들이 많아 졌으면 하는 바램이고, 특히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부디 자신의 운전솜씨를 자랑할 수 있는 기회를 찾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요즘 ‘자기주도 학습’이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있듯이 경찰관이 단속하기 때문이 아닌 자발적인 ‘안전한 자기주도운전 습관’이 정착되기를 바라고 나뿐만 아니라 아직 성숙하지 않은 어린이들 역시 운전자를 당연히 믿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 정 승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