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경천동지
[세평시평] 경천동지
  • 송순강
  • 승인 2011.03.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천동지(驚天動地). 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뒤흔든다는 뜻에서, 몹시 놀람을 말한다. 바로 이웃 나라 일본의 해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대 참사를 비유하는 말이다. 순식간에 수천 명이 인명피해를 당했고, 가옥과 건물, 도로 등이 흔적 없이 깡그리 쓸려 가버린 그 자리에서 눈물을 참으며 허공을 쳐다보는 그들에게 우리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지구가 형성되면서 고약한 저승사자가 이끄는 지진은 전 세계에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지진을 측정 하는 지진계가 설치된 것은 1905년, 일본인이 설치한 측후소이다. 그 이전에는 지진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
그동안 한반도에서 일어난 지진은 얼마나 될까? 나는 삼국사기를 살펴보았다. 사기에는 고구려, 신라, 백제 시대의 지진에 대한 기록이 처음 나온다. 서기 2년 고구려 유리왕 21년에 있었던 지진을 시작으로 2010년 까지 총 1897번의 지진이 일어났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강한 지진은 조선조 제 16대 인조 대왕 때인 1643년 7월 울산 근처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진도 7.0~7.9 지금으로 보면 다리가 뒤틀리며 철도가 휘고 건축이 무너지는 정도이다. 이 지진은 한성과 전라도, 대구, 안동까지 지진의 흔들림을 느낄 정도였다. 뿐만 아니다. 울산에는 땅이 갈라지고 물이 솟아올랐다.
조선 시대에는 규모 8.0 이상 지진도 40회 정도 일어났을 만큼 한반도에 지진 활동이 매우 활발했다. 여기에서 가장 피해가 컸던 지진은 통일신라시대인 779년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집들이 무너지고 100여 명이 생명을 잃었다. 지진 관측이 시작된 20세기에는 한반도에서 규모 5.0이상의 지진이 4번이나 기록되었다. 이 중 1936년에는 지리산쌍계사에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했다.
제주 역시 1978년도부터 지진 관측 후 지금까지 약 50회의 지진이 있었다. 이 중 가장 큰 것은 1993년 3월 28일 4.5규모의 지진이다. 금년 초부터 3월 중순까지는 3회에 걸쳐 지진이 관측 되었다.
이 무시무시한 지진에 대해 지구 과학적으로 접근해 본다면, 지진은 지하에 축적된 탄성 에너지의 급격한 방출에 의한 지구의 진동 현상이다. 결국 변형의 암석이 탄성 한계에 도달하면 단층을 휘게 만든다. 이 같이 저장된 에너지는 지진파의 형태로 방출된다. 암석이 단층 벽을 따라 가장 약한 부분으로부터 깨지며 미끄러진다.
지진도 종류가 있다. 우리 발밑 땅속 70km 사이에 발생한 지진은 천발 지진이다. 땅속에서 70~300km에서 발생하는 중발지진이나 심발 지진보다 피해가 크다.
지진은 판이 만나는 지점에서 자주 일어난다. 판들이 움직이고 서로 부딪쳐 밀어내면서 지진을 일으킨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판의 경계에 있지 않아도 지진이 일어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가 유라시아 판에 속해 있는데 이 경계는 일본과 중국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일본인들은 일생을 살면서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진이 할퀴고 간 참혹한 현상을 볼 때마다 남의 나라일 같지가 않다.
우리나라도 지진에 안전한 나라는 아니다. 얼마 전 북한 백두산 천지에 화산 관측소를 설치하고 화산 움직임을 관측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화산성 지진이 관측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도 천지의 지진은 작은 규모였지만 길림성의 규모 7.1지진이 발생한 이후에는 지진 발생이 3배가 많아졌다.
지진은 예측할 수 없는 죽음의 사자다. 우리도 이 대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평상시 재해 체험을 통해 안전사고와 자연 재해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시민 행동도 숙지해야 한다. 지금 부터라도 대형 건물 등이 지진에 안전하게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를 해야 할 것이다.

제주시산림조합 이사 송 순 강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