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재난 대비태세
한심한 재난 대비태세
  • 제주타임스
  • 승인 201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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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지하수 보호관리

한심한 재난 대비태세

사상 최악의 대지진과 쓰나미로 고통을 겪는 ‘일본 열도의 아픔’에 온 세계가 안타까움을 보내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재해로 인한 대 재앙에 대한 관심과 만약에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각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라고 예외일 수가 없다. 일본 대재앙 이후 우리나라 역시 지진의 위험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안전성 문제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피해 최소화 매뉴얼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사회 일반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제주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사태이후 건축물의 내진 설계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21일에는 도의회 복지안전 위원회에서 도 소방방재 본부로부터 ‘제주지역 지진 쓰나미 대책과 향후 계획’에 대해 보고 받았다.
그런데 이날 보고에서는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내진 설계가 의무화 된 도내 3층이상 건축물 가운데 내진설계가 되지 않는 건축물이 68.4%나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진 등 재해에 무방비 건축물이 전체의 3분의 2가 넘어선 것이다.
또 소방방재 본부는 이날 건축법 시행령에 따라 내진 설계가 의무화 된 도내 3층이상 건축물 1만3427 동 가운데 내진 설계가 된 곳은 31.6%에 불과하다는 사실과 함께 학교 건물 가운데 내진  설계가 되지 않는 곳은 89%나 되고 있다고 보고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진과 해일 등 재난이 발생했을 때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할 소방방재 본부 건물도 내진 설계가 되지 않았고 지진 등 유사시 대피장소로 지정된 건물 상당수가 역시 내진 설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제주의 재난 방재 시스템이 형식적이고 형편없음을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지적이 나오자 그때서야 도소방방재본부는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못해 하는 대답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실태조사가 아니라 근본대책이 없다는 데 있다. 백번 실태조사를 해봐야 무슨 소용이겠는가.

두 얼굴의 지하수 보호관리

우근민지사는 22일 “물을 절약하고 보호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하기위한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19회 세계 물의 날 메시지를 통해서다. 우지사의 이 메시지는 ‘물의 가치와 소중함에 대한 인식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우지사는 “제주에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지하수 자원을 갖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제주의 5대 신성장 산업의 하나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물론 도민에게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우지사의 이러한 물의 가치와 소중함에 대한 인식은 “물의 날을 맞아 통과의례적으로 그저 한번 해보는 입발림 수준이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한다.
우지사의 물의 날 메시지와는 달리 도는 제주지하수를 특정 사기업의 이윤추구 수단으로 활용하도록 먹는 샘물 증산에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한국공항(주)의 현행 월 취수량 3000톤을 세배나 늘려 9000톤까지 뽑아 팔수 있도록 도지하수관리위원회에서 조건부 동의를 해준 것이다.
제주의 생명수라 할 수 있는 공공재를 특정 사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가 배려해 준 것이다.
우지사의 물의 날 메시지의 핵심은 “제주지하수를 절약하고 보호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도 지하수관리 위원회에서는 이 메시지가 나오기 며칠 전에 ‘제주 지하수를 사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도록 해버린 것이다. 그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제주지하수에 대한 우지사의 인식과 도 지하수관리위원회의 시각이 이렇게 하늘과 땅 사이만큼 큰 것이다. 어느 쪽이 도정의 진짜 얼굴인지 헷갈리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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