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강화도와 인천지역의 특산물이기도 한 이 물고기는 청어과에 속하며 지방에 따라 반빈징이, 순뎅이, 뒤파리, 뛰포리, 띠푸리, 청띠푸리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정약용과 형제인 정약전이 지은 '자산어보'에도 고소어라는 일컬어지고 있다.
이 물고기의 특징은 몸이 매우 납작하고 배 중앙선 위에 강하고 날카로운 비늘이 발달해 있다.
밴댕이는 몸집이나 비늘, 몸색깔 등으로 보아 멸치와 비슷하지만 훨씬 납작하고 아래턱이 위턱보다 길다.
성질은 급해 물 밖으로 나오면 바로 죽고 만다.
또한 몸집에 비해 속은 있는 듯 마는 듯하다.
급한 성질과 좁은 속으로 인해 흔히 '밴댕이 소갈딱지'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채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편협하고 쉽게 토라지는 사람을 '밴댕이 소갈딱지'로 빗대진다.
'씨름만 열심히 하면 모든 게 다 되는 줄 알았다'는 제주의 청년 최홍만 선수가 K-1 진출을 선언했다.
K-1은 가라데(KARATE), 킥복싱(KICK BOXING), 쿵푸(KUNG FU)의 첫 머리 영문을 따 1등을 가린다는 의미로 최근 일본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상 최고의 싸움꾼을 가려내는 이 경기에 최홍만선수가 나설 경우 가능성보다는 우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경기에 등장하는 선수들의 덩치도 덩치지만 기량을 보면 헤비급선수가 훨훨 날아다닌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화려하다.
반면 씨름은 샅바를 잡고 상대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민속경기로 격투기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인지 일본 스모 챔피언이던 아케보노도 아직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
최선수를 아끼는 입장에서 '냉혹하고 처절한 사각의 링'에서 성공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덩치는 산만한 사내들로 이뤄진 씨름협회가 '최선수를 영구제명'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가운데 장년의 모 선수는 '자기와 대결해서 이기면 진출하라'는 이상한 제의까지 했다.
씨름 선수였다는 사실이 무슨 '노예문서'에 등기된 것도 아니고 보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다.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려는 후배에게 덕담이나 조언, 도움은 못줄 망정 '가서 죽도록 맞아도 씨름계 복귀는 안 된다'면서 악담에 '벼랑 끝 등 떠밀기'를 하고 있다.
최선수가 왜 K-1 진출을 결정했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그 큰 덩치가 테크노춤이라는 우스꽝스런 모습을 왜 연출했겠는가.
국민들의 눈길을 조금이라도 모래판으로 돌려보려는 우직한 충정때문이지 싶다.
그에게 우리가 돌려 준 것은 '팀 해체'라는 날벼락이다.
서해안 밴댕이가 비웃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