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간'을 어이할까
'중산간'을 어이할까
  • 제주타임스
  • 승인 200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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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간이 심하게 앓고 있다. 무분별한 난개발 때문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 특별법이 시행된 지난 2002년 4월 1일 이후 지난달 말까지 중산간 일대 개발사업 신청 규모는 26개 사업에 금액만도 4조4621억원을 웃돌고 있으며, 이 중 실제 착수된 사업은 8곳 4848억원, 사업예정자 지정은 18곳 3조9773억원으로 나타났다.

실정이 이러다 보니 중산간 일대의 환경파괴는 보나마나 뻔한 노릇이다.
흔히 중산간은 제주의 허파요, 허리이며, 마음의 고향으로 일컬어진다. 수많은 자생식물과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다른 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오름이 늘어서 있어 제주만의 독특한 풍광을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중산간 일대의 초지와 곶자왈은 한라산의 자연림과 더불어 지하수를 함양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동안도 중산간 일대에는 골프장과 숙박시설, 승마장, 양축시설 등 각종 시설이 들어서면서 지하수 오염과 자연경관 훼손 등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거니와, 여기에 더하여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중산간 난개발이 가속화되고 있음은 국제자유도시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제주 자연 환경의 중추인 중산간이 망가져서는 오히려 국제자유도시의 진가(眞價)를 떨어뜨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중산간 보호만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제주 발전을 위해 일정 부분 개발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지금과 같은 모습은 아니다. 개발이 불가피하더라도 지켜야 할 곳은 지켜져야 한다는 말이다.

어려운 명제이긴 하지만, 개발과 보존을 조화롭게 아우를 지혜가 요망된다. 특별법에 있으니까 법대로 한다는 행정의 경직성이 또한 중산간을 멍들게 하고 있지는 않는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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