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소와 더불어 맛있는 음식은 관광객을 유인하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관광산업에 있어 향토음식 등 음식문화 개발은 필수적이다.
제주도가 중국인 관광객을 보다 많이 유치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중국 전문식당’ 건립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주를 찾는 중국 관광객들이 음식에 대한 불만을 덜기 위해 중국인관광객 전문음식점 개설이 가시화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1월 사업자 공모를 통해 제주시와 서귀포시 지역의 음식점 각 1곳씩 모두 2곳을 중국인관광객 전문음식점 사업 대상자로 최종 선정했다.
이들 중국전문음식점은 올해 상반기 내에 문을 열 예정이다. 그러나 이는 ‘중국인관광객 음식 불만’ 해소를 위한 상징적 조치에 불과하다. 음식점 2곳이 전체 중국인관광객을 감당할 수 없을뿐더러 어떤 메뉴를 가지고 중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이와 관련해 100% 중국식 음식 개발은 피해야 한다. 관광 온 중국인에게 중국음식을 제공하는 것은 여행의 재미를 반감시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관광객들은 현지 문화를 경험하는 차원에서 그 지역의 음식을 맛보고 싶어 한다.
이번 중국인관광객 전문음식점 실험이 ‘제주 것’의 토대 위에 중국의 특성을 가미해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개발해 보급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중국 관광객 음식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식당 개설이라는 하드웨어적 접근보다는 메뉴를 개발해 보급하는 소프트웨어적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중국인 입맛에 맞는 제주식 음식 메뉴를 개발해 확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음식산업에 관심 부족
그러지 않아도 제주도는 지역의 대표 메뉴 개발 등 음식산업에 관심이 부족하다. 제주는 국내 최대 관광지임에도 손꼽을만한 ‘대표 음식’이 없는 실정이다.
전주 비빔밥, 춘천 닭갈비, 안동 찜닭 등 그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이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반면 제주는 전국에 명함을 내밀만한 향토음식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향토음식이 없는 것도 아닌데 이를 체계화하고 전국에 알리려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대표 음식’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다른 자치단체들을 본받아야 한다. 전주는 일찌감치 지난 2000년부터 ‘전주 비빔밥’의 세계화와 인스턴트화를 추구했다. 그 결과 전주비빔밥은 ‘불고기’를 밀어내고 한국의 대표 음식 ‘1위’로 부상했다. 최근 비빔밥이 국제선 기내식으로도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춘천은 도심지에 ‘닭갈비·막국수 거리’를 조성하고, 전국 최초로 먹을거리를 소재로 한 ‘막국수 체험박물관’을 지었다. 여기다 매년 8월 ‘춘천 닭갈비·막국수 축제’까지 열고 있다.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이처럼 음식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이유는 그것이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역의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브랜드파워 음식 개발 시급
이제 제주도 음식산업에 눈을 돌려야 한다. 음식 개발을 관광산업에 있어 ‘구색 갖추기’ 정도로 봐서는 안 된다. 음식산업은 지역경제에 막대한 파급력을 가진다. 제주는 전국 제일의 음식 재료를 생산하고 있다. 이것들을 조합해 명품 음식을 개발하고, 향토음식을 관광상품화할 경우 지역의 농수축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면서 1․3차산업의 동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제주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대표 음식’도 육성해야 한다. 세계적인 관광지임을 자부하면서도 내세울만한 변변한 ‘대표 음식’ 하나 없는 것은 문제다.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관광객의 입맛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따라 오게 하는 이른바 브랜드파워를 가진 ‘대표 음식’이 제주에 하나쯤은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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