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국어문화원 제주어사용 실태조사 결과...120개 어휘중 절반 이상 인지도 20% 미만
제주도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주어 사용실태조사 결과 제주어 대한 인지 능력은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는 도가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에 의뢰해 실시했으며, 제주어 교육이 실시되는 귀일중학교와 세화고등학교, 제주어 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세화중학교와 한림고등학교 등 4개 학교 4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어휘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어휘로 제주문화와 지역어 특징을 많이 반영된 어휘 가운데 ‘친족, 놀이, 인체, 의생활, 식생활, 주생활, 농사, 민속, 자연, 동물, 식물, 동사류, 부사류’ 등 13개 분야로 나눠 120개 어휘에 대한 인지도를 조사했다.
조사 어휘 120개 가운데 90% 이상 인지하는 어휘는 4개에 불과했고, 80-89%는 3개, 70-79% 4개, 60-69% 3개, 50-59% 5개로 50% 이상 아는 어휘는 19개 어휘로 전체 15.8%에 불과했다. 10% 미만의 인지도를 보이는 어휘는 45개로 전체 37.5%, 10-19%만 인지하는 어휘는 24개로 20%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결과 전체 어휘의 57.5%인 69개 어휘는 20% 미만만 인지하고 있어 사라져 가는 제주어 보전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별, 남녀별, 부모 고향이 제주도와 제주 도외인 경우, 조부모 접촉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졌다.
학교별로 보면 제주어 교육이 이뤄지는 학교가 그렇지 않은 학교보다 인지도가 높아 제주어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별로는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제주어 인지도가 높게 나타났고, 부모 고향이 제주도인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제주어에 대한 인지도가 높게 나타났다.
조부모 접촉과 관련해서는 ‘많이 접촉하는 경우’와 ‘보통’‘접촉이 없는 경우’ 등 세 가지로 조사가 이뤄졌는데, 인지도가 높은 어휘는 많은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인지도가 낮은 어휘는 조부모 접촉 여부가 상당히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부모 접촉이 많은 경우’는 인지도가 2% 미만인 어휘는 2개인 반면 ‘보통이다’는 8개, ‘접촉이 없었다’는 15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제주어 보전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과 함께 제주어를 즐겨 사용하는 조부모와의 접촉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도는 체계적인 제주어 보전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제주어보전육성위원회를 구성하고 제주어 관련자료 수집, 발굴, 조사, 정리, 연구, 보전과 활용을 위한 자료 구축 등을 정립해 나가기 위한 ‘제주어연구소’를 설립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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