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 세계화 전략도 좋지만"
"해녀 세계화 전략도 좋지만"
  • 제주타임스
  • 승인 2011.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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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단계별 추진계획...일부서는 “현실문제가 더 중요” 지적

"해녀 세계화 전략도 좋지만"
도, 단계별 추진계획...일부서는 “현실문제가 더 중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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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가 7일 “제주해녀를 유네스코 무형문화 유산 목록에 등재시키기 위한 작업을 추진 한다”고 밝혔다. 제주해녀는 세계적 희소가치와 독특한 문화콘텐츠를 갖고 있으나 해마다 해녀인구가 감소해 이를 보존하고 전승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제주 해녀’는 제주여성을 대표하는 브랜드 파워라 할 수 있다. 거친  파도와 싸우며 생계를 꾸려가는 강인함과 끈질긴 개척정신을 바탕으로 한 부지런함은 제주여성의 특질을 말해 준다.
 오늘날의 제주발전 자양분도 이러한 제주여성의 특질적 정신이 밑거름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이처럼 강인함과 부지런함으로 대변되는 해녀인구가 해마다 급격히 줄어들어 해녀문화전통이 멸실될 것이라는 위기론이 오래전부터 제기되어왔다.
 195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3만명에 육박하던 제주해녀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인 경우 4995명이었다. 2000년 이후 감소 속도는 더욱 빠르다. 통계에 따르면 2010년 말 현재 30대 해녀는 2명, 40대 123명, 50대 954명, 60대 1752명, 70대 이상 216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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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대 이상 해녀인구가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세대 이후 제주해녀는 명맥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취약한 상태가 될 것임을 예고하는 통계나 다름없다. 이는 사실상 제주여성으로 대표되는 제주정신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도가 독특하고 희소가치 높은 제주해녀 문화를 콘텐츠로 한 ‘제주해녀 세계화 전략’을 수립했다는 것이다. 도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매해 실시하고 있는 ‘제주 해녀 축제’를 규모화 하여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육성하고 이를 통해 세계유수의 국제적 축제에서 제주해녀 문화의 가치를 선전하겠다는 것이다.
 단계별로 오는 11월까지 지방문화재로 지정하고 내년에는 국가지정문화재, 2013년에는 유네스코 무형문화 유산 목록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 여수시에서 열리는 2012년 세계박람회장에 제주해녀를  기본 컨셉으로 한 홍보관을 운영해 나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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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이러한 도의 ‘제주해녀 세계화 전략’은 제주해녀 문화의 근본문제를 간과하고 밖으로만 눈을 돌리려 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물론 해녀축제가 ‘대한민국의 대표적 축제’가 된다면 좋은 일이다. 환영할 일인 것이다. 유네스코 무형문화 목록 등재도 가치 있는 일이고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이 현재 사라지고 있는 제주해녀 전통문화 발굴을 통한 복원작업이나 보전에 우선할 수는 없는 일이다.
 먼저 해녀인구 감소에 대한 대책 등에 대한 심각한 접근이 필요하다. 해녀들의 처우개선,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보장 등을 통한 인력 양성이나 노령 해녀의 건강보호와 일상 채록 등 해녀문화 보존과 전승을 위한 자료 축적 등이 해녀  세계화 전략마련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주문인 것이다.
 주춧돌 놓을 곳도 다지지 않고 일의 우선순위를 거슬러 세계화만 되뇌다가 더 크고 소중한 가치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경고나 다름없다.
 도는 지난 2009년 ‘제주해녀문화보존 및 전승 조례’를 제정했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노력은 많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제주해녀 문화의 세계적 전략도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사안부터 정리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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