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事多思] 이름에 담긴 매력
[一事多思] 이름에 담긴 매력
  • 김찬집
  • 승인 2011.0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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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중반을 넘긴 인생 후반기멤버들의  오름등산 동아리다. 초등학교 와 중학교동창으로만 구성된 클럽이다. 우리 동아리 운영의 규칙 제일번은  멤버끼리 상호간에 반말을 하고 회원끼리는 존칭을 쓰지 말고 이름으로 호칭(互稱)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들의 지난 현역(직장)시절에는  자신을 무슨 계장, 무슨 과장 등 직위가 자기의 대명사가 되며 살아왔다. 또 인생 중반기를 넘긴 지금에도 우리들의 평소 호칭되는 것은 누구 아버지, 누구의 할아버지, 사장, 국장, 과장, 선생님,  등 직장의  전직이나 가족의 위치가 자신의 대명사 되어 살아 온지  꽤 오래된 우리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시절이름으로 생활 할 때가 그리워서이고  앞으로 이름을 들을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몇 안 되는 동창들이 오름 동아리 모임이지만 자신의 이름을 누구 씨라고 들으면  참 오래 만에 들어 보는 감회(感懷)를 느낀다.  학창시절에 첫 연인의  잠시 불러준 게  고작인데  여태 까맣게 잊혀졌던  나의 이름은  나를 대신하여 불러줌으로  학창시절 서정이 가슴으로 다가온다.
이름은 자기 역사다 , 자기의 정체성이요 , 바로 자기 자신이다. 나에게 내 이름은 각별한의미를 지닌다.  내 손 길이 묻어 있고 정겹고 혼이 담겨 있다. 언제 들어도 정겹고  그리운 게 내 이름이다.  나는 며느리, 조카사위도 모두 이름으로 부른다.  아가 대신 이름을,   누구서방 대신  이름을,   그게 훨씬 정겹고  따뜻하다. 동창을 만나면 즐거운 이름을 불러 주는 것이 직위를 부른 것보다 더 좋다. 자기 이름 속에는 짙은 향수와 함께  내 인간이 영혼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가감 없는 긍지와 애착을 갖고 있다. 누가 내 이름을 욕되게 부르면 마음의 괴롭고 부끄러운 것이다.  이름을 위해 목숨을 바칠 만큼 우리에게 이름을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문명이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이름을 붙이는 행위이다.  동물 중에 명명하는 것은 인간뿐이다. 길이나 공항도 도서관도 특정한 이름을 붙여 있으면 한 결 인간적인 숨결이 느껴진다.  밤중에도 내 이름을 들으면  정신이 번쩍 든다.  아무리 시끄러운 곳에도 내 이름만 용케 잘 들인다 .
해외여행 갔을 때 한 레스토랑에서 “헤밍웨이의 한숨”이라는 와인을 마셔 본적이 있다. 몇 년 전 일이지만 싱가포르 여행 중에  “모차르트의  눈물”이라는  커피도  마셔 봤다. 외국에는 레스토랑 메뉴도 예사롭지가 않다.  이름에는 그만큼 주술적인  마력이 있다.
대화중에도  상대의  이름을 자주 부르자.  처음에는 명함을 교환 한 후에도 몇 번 그의 이름을 부르는 것도 좋다. 그것만으로도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이름을 부른다는 건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표시이기 때문이다. 이름을 반복 불러주는 것은 기계적이고  의례적인  만남이 아니고 개인적이고 각별한 만남이라는  의미이다. 요즘은 세상이 많이 변해서 스마트폰으로 명함을 교환하는 시대다. 모든 삶에서 이름은  이름만큼 동질의 가치가 있어야한다는 것은 동양철학의 근본이다.
그래서 사물(事物)의 이름을 명명(名名)으로 한다는  공자의 정명론 뜻은, 인간세상의 과학 정치 윤리적? 명실(名實) 개념이다.? 사물의 실상에 대응하는 사실적인 것을  이름으로 보는 것이다. 이 경우 정명은 사물의 실제와 그 명을 일치시킨다는 뜻으로 동이(同異), 시비(是非), 진위(眞僞)를 분별한다는 논리학의 사실 판단의 정확한 자료이며. 인간의 내면적 덕에 대응하는 명분의 의미로? 정명론은 인간의 덕과 그 명분을 일치시킨다는 뜻으로 명분(名分), 귀천(貴賤), 선악(善惡)을 구별한다는 윤리학의 도덕가치 판단의 자료에 ?해당한다고 설명되고 있다. <논어 자로편>?
공자는? 제자가 정치를 한다면 무엇을 가장먼저 하겠느냐 묻자, 반드시 명(이름)을 바로잡겠다며, “필야정명호 (必也正名乎)."라고 하였고, 또한 ”정자정야(政者正也)“라고 하여 정치란 바로 잡는 것이라고 했다.  정치에 있어서 정명의 중요함을 피력하였다. 논어(論語)의 자로편(子路篇)에 나오는 경구다.<daum net.지식>
공자가 말하는 정치는 이름답게 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어버이는 어버이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君君 臣臣 父父 子子]."고 하여 이름과 그에 대응하는 덕이 일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이 우주와 합덕합일(合德合一)의 ?덕을 실현함으로써 예의 올바른 질서가 이루어지는 정명사회가 된다는 말이다.? 역으로 모든 사물이 합일을 이루지 못하고, 정명이 이루어 지지 않는 사악한 사회라면, 악이 활개 하는 고통의 사회가 된다는 의미리라. 우리 등산 동아리에서 이름을 오래간만에 부르는 것은 행복감도 있지만  자기와 이름을 일치 시키는 맑은 정명사회조성에 보탬이  된다는 자위(自慰 )를 할 수 있다.

수필가  김   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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