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의 ‘그림맞추기’
본프레레의 ‘그림맞추기’
  • 고안석 기자
  • 승인 2004.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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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에 있었던 독일과의 친선경기를 말로 표현하자면 ‘투지는 좋았지만 세기는 부족했고, 압박은 좋았지만 패스는 미흡했다’고 말할 수 있다.
스포츠 토토 한-독일전 배당율이 205.5배가 나올 정도로 축구팬들은 한국의 절대적인 열세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예상외로 한국이 3-1로 승리했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는 여러가지 보완해야될 점들도 나타났다. 우선 수비문제다. 한국 수비들은 자신의 마크 상대를 쉽게 놓치면서 위기를 초래했고, 수비수와 골키퍼와의 유기적인 협조가 미흡했다. 또한 골을 자신의 것으로 완전히 컨트롤하는 데 미숙함을 보였고 이로 인해 수비진영에서 골을 커트당하는 등 상대팀에게 쉽게 공격권을 내주었다.

미드필더는 이전보다 역동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상대팀 미드필더보다 더 기민한 움직임으로 공간을 확보, 공격진으로 매끄럽게 패스을 연결하는 모습이 그리 많지 않았다. 공간확보가 안되니 서로간의 유기적인 패스연결 또한 번번히 막히는 모습을 연출했다.
공격진은 그동안 골결정력 부족이라는 오명을 씻어냈지만 아직도 골을 확실히 마무리시키줄 마스터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점은 나이 어린 선수들로 진용을 짜다보니 경기흐름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해 자신의 모든 능력을 운동장에 쏟아 붇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반 10분까지의 경기와 그 이후의 경기내용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점들은 해외파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가담하면 해결될 수 있고 전력 상승의 효과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이 가담한다고 경기력이 나아진다고는 보지 않는다.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도 있다. 축구는 어느 한 개인이 특별한 능력이 아닌 전 선수의 유기적인 협조체제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운재가 패널티킥 선방에 우리는 환호성을 질렀지만 세대교체가 우리 한국축구의 최우선 과제라는 점에서도 우려감도 없지 않다. 이 한번의 방어로 향후 몇년간 차세대 주자들의 진정한 가치가 묻히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아무튼 이제 남은 과제는 본프레레가 어떤 식으로 최상의 그림을 맞추는 가 하는데 있다. 본프레레는 경기가 끝난후 누굴 선택해야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고 말했지만 결코 행복한 고민이 아닌, 피를 말리는 고뇌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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