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첫 풍력발전단지, 이래도 되나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구좌읍 행원 풍력발전단지가 기대한 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종합적인 관리 부실로 인한 잦은 고장에다 이에 대처하지 못하는 땜질처방의 악순환 때문이라고 한다.
이 행원단지는 신재생 에너지의 선두 주자로서 제주 첫 풍력단지라는 상징성까지 갖고 있다. 국비와 지방비 203억 원을 들여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에 걸쳐 완성한 행원단지에는 네덜란드 산(産) 발전기 15기(基)를 설치, 가동해 왔다.
그러나 네덜란드 산 풍력발전기에 대한 당국의 기술력 부족과 미흡한 관리로 행원단지는 애물단지가 돼가고 있다. 완공 7년여 밖에 안됐음에도 불구하고 총 15기의 풍력발전기 중 현재 가동되고 있는 것은 겨우 8기뿐이다. 나머지 7기는 가동되지 않고 멈춰서버린 것이다. 50%에 가까운 발전기가 가동을 못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이 사업이 실패하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마저 자아내게 한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행원단지 내의 풍력발전기에서 화재까지 발생해 전소하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사고까지 발생, 갖가지 의문점과 추측이 난무하기도 했었다. 최근 화재 원인이 “낡은 유압 시스템 때문”으로 밝혀졌다고는 하지만 가동 이후의 연수(年數)를 감안한다면 의문점은 여전히 남는다.
지금쯤은 한창 양질의 천연 전력을 생산, 수용가에 공급해야 할 시점인데, 절반에 가까운 풍력발전기들이 열중쉬어인 채 돌아가지 않고 있으니 단지 조성 목표 중의 하나인 관광 자원화마저 역효과를 내고 있는 형편이다.
상황이 이에 이르자 당국은 풍력발전 설치 업체인 네덜란드의 베스타스 사(社)에 공문을 보내 새로운 형태의 관리방안을 제안해 놓은 모양이다. 그리고 행정당국-학계-업계 등이 참여하는 3자, 혹은 4자간 MOU체결에 의해 종합 관리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란다.
그러나 이미 늦은 감이 있다. 왜 이런 대책을 초기에 서두르지 않았느냐 말이다. 당국은 작심을 하고 행원 풍력단지를 꼭 정상화 시켜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 기회에 단지에 설치된 네덜란드 산 발전기에 애초부터 결함이 있었던 건 아닌지도 철저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
‘싸구려 덤핑’ 막을 여행업법 개정
문화체육관광부가 저질 싸구려 여행 알선으로 인한 각종 부작용을 막기 위해 ‘여행업법’을 개정키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요즘 주요 관광지 업계에서는 싸구려 덤핑이 다반사(茶飯事)로 이루어지고 있다. 과당경쟁 탓이다. 그러다보니 원가에도 못 미치는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게 되고 따라서 이를 벌충하기 위한 쇼핑 강요를 일삼게 된다.
이 뿐이 아니다. 저질 음식을 제공하게 되고 선택 관광이라는 방법을 쓰게 된다. 특히 중국인을 상대로 한 저질 관광이 늘면서 한국 관광업계의 주요 고객인 그들에게 우리 스스로를 먹칠하는 꼴이 되고 있다.
한 예로 음식만 해도 그렇다.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싸구려 덤핑 관광을 하다 보니 1인당 한 끼 음식 값이 5000원 수준이다. 불평을 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음식에 대한 불만이 가장 많았다.
이러한 관광업계의 부작용을 방치했다가는 한국의 관광 사업에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게 문광부의 생각인 듯하다. 그래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아예 저가 관광 상품에 대한 처벌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공정거래 문화 조성을 위한 지원책도 강구한다는 것이다.
또한 쇼핑 강요와 덤핑 여행상품을 금지 하고, 소비자에 대한 불이익 행위를 불공정거래로 규정, 제재조항을 신설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쩌면 여행업법 개정은 때 늦은 감이 있다. 법 개정을 서두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