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감귤값이 높게 형성되면서 수출감귤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수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은 감귤산업의 앞날에도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제주감귤의 해외수출은 위기에 처한 감귤산업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시도된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물량 확보가 어려워 벽에 부딪치고 있다면 난감한 노릇이다.
보도를 보면 올해산 노지감귤 수출실적은 지난 15일 현재 캐나다 4180t을 포함해 4990t으로, 올해 목표량 9000t의 55%에 지나지 않는 가운데 사실상 수출이 종료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감귤수출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국내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서 농가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수출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감귤수출은 큰 이익이 나지는 않지만 출하물량 조절을 통한 국내시장 가격지지를 위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노지감귤의 일본수출을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은 내년 중 우리 나라와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이 유력시되는 일본 감귤시장의 중요성에 비추어서도 큰 타격이다.
따지고 보면 감귤 수출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수출을 할 수 없게 되면 안정적인 거래선과 대외신용도 유지가 곤란해져 감귤수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은 뻔한 이치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 감귤 수확기가 닥쳐서야 수출계약을 하는 구조적인 모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이나 중국같은 나라에서는 감귤이 열리는 3∼4월에 수출계약을 하기 때문에 수출물량을 확보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고 하니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제 안정적인 감귤 수출기반 조성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감귤수출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국내가격 변동에 따른 대처방안이 없음으로 해서 불안정한 수출정책을 지속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수출로 인한 손실을 보전해 주는 등 보다 적극적인 수출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