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편의주의에 올레길 상처
행정편의주의에 올레길 상처
  • 제주타임스
  • 승인 201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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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공직인사 말도 많다

행정편의주의에 올레길 상처

 제주의 속살을 들여다보며 느릿느릿 ‘느림의 미학’을 즐기는 제주의 올레코스가 심한 내상을 입고 있다. 올레 개설의 취지를 망각한 행정당국의 편의주의 때문이다. 소로 길 형태의 자연그대로 올레길이 시멘트로 확포장 되었는가 하면 나무계단, 돌계단에다 정자와 전망대까지 설치해 올레길 특유의 자연친화적 분위기를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다.
 올레꾼이나 지역주민 편의를 위한다는 행정당국의 인공적 공사가 ‘자연을 보존하며 향유한다’는 올레길 개설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제주올레는 옛 사람들이 마소와 함께 다녔던 숲의 소로 길이나 해안마을 또는 산등성이의 좁은 길을 도보여행코스로 개발하여 제주고유의 ‘올레’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다. 큰길에서 집안으로 이어지는 어귀 골목길 ‘올레’를 차용해서 걸어서 제주의 자연을 돌아보는  도보여행코스와 접목시킨 것이다.
 그래서 불편하고 힘든 곳이 많아도 올레코스는 가급적 인공을 가미하지 않고 개설했다. 제주의 자연과 풍광을 그대로 간직한 올레 길은 지난 2007년 제1코스가 개설된 이래 계속해서 내외 탐방객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60만명 이상이 제주 올레길을 걸었다. 제주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자 행정의 편의주의와 실적주의가 제주올레길의 속살을 파헤치며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올레꾼들과 인근마을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해 준다는 명분으로 올레길 코스를 파헤치고 시멘트 포장을 하고 계단을 설치하며 자연을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레길 도보여행의 멋과 맛은 불편하면 불편한데로, 힘들면 힘든 데로 걸으면서 풍광을 즐기며 자연과 하나 되는 데 있다. 거기서 불편을 감수하는 지혜를 배우고 힘든 일을 극복하는 의지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행정당국의 무모함이 이러한 올레길의 멋과 맛을 앗아가 버리고 있는 것이다. 정말 필요한 인공시설이라면 환경 관련 전문가 그룹이나 올레길 개설 주체인 (사)제주올레측과 협의를 거쳐야 했다. 그런데도 행정은 이를 외면하고 제멋대로 공사를 해버린 것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제주올레길 코스 전체가 시멘트로 포장되고 원형이 훼손될 것이 아닌가. 여간 걱정스러운 일이 아니다. 행정이 정신 차려야 할 일이다.

상반기 공직인사 말도 많다

 제주도의 올해 상반기 인사에 이어 제주시의 상반기 인사와 관련해서도 말들이 많다. 제주시 공무원 노조가 “줄과 배경이 유일한 인사원칙이었다“고 평가절하 했던 사실만 봐도 인사의 공정성은 이미 어긋나 버렸다.
 이에 앞서 제주도공무원노조도 이번 제주도인사는 지사가 약속했던 인사원칙을 무너뜨려버린 것이라며 ‘이런 인사는 난생처음’이라는 비판을 했었다.
 인사권자 입장에서는 정실인사를 배제했다고 변명할지 모른다. 능력과 원칙을 바탕으로 격무부서 직원들에게 기회를 열어줬다고 반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소외됐던 소수직렬을 배려한 인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인사권자 측의 반응대로라면 공무원노조의 인사비판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을 것이다. 능력과 원칙, 공정인사는 비판이 아니라 박수를 받을 일이어서 그렇다.
 그러나 공무원 노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도나 제주시 인사담당자들의 변명은 말 그대로 ‘변명을 위한 변명’일 뿐이다. 승진 1순위 후보자를 탈락시키고 승진후보자 명단에도 없는 이들을 줄줄이 승진시켰다면 이는 능력위주의 공정한 인사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사에 대한 노조차원이 강력한 어필이 있고 난 다음에야 “합리적 인사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은 스스로 이번 인사가 합리적이지 못했음을 고백하는 것이다. 공직에서의 편파인사는 열심한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조직 편 가르기만 부추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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