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 제2공장 백지화 천만다행
제주도와 개발공사가 서귀포시 도순동 중 산간 일대에 추진해 오던 삼다수 제2공장 사업을 백지화 했다니 천만다행한 일이다.
제주도는 지하수 개발 사업에 이른바 ‘물산업’이라는 미명(美名)을 붙여 ‘신 성장 동력산업’ 혹은 ‘선도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하수를 퍼 올려 물장사를 하겠다는 서귀포시 도순동의 삼다수 제2공장 건설 사업도 바로 그 중의 하나다.
그러나 삼다수 제2공장 건설 사업이 백지화 된 것은 뜻밖이다. 이유는 이곳 지하수에 바나듐 성분 함유량이 일본이나 미국의 그것에 비해 크게 못 미쳐 경쟁력이 뒤진다는 것이다. 즉, 애당초 제주도는 도순동 중 산간 일대 지하수에 대외 경쟁력을 갖춘 바나듐 성분이 충분히 함유됐을 것을 전제로 삼다수 제2공장을 계획했으나 실제 조사 결과 그것이 빗나가 사업을 취소키로 했다는 얘기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러한 대규모 사업을 주먹구구식으로 추진해 왔다는 얘긴데 참으로 한심스럽고도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어쨌거나 제2공장 백지화는 잘 된 일이다. 그곳 지하수에 바나듐 함유량이 충분하든 말든, 대외경쟁력이 있든 없든 도순동 중 산간 일대의 지하수를 퍼 올리지 않기로 한 것은 자원 보호를 위해 반가운 일이다.
앞으로 제주도와 제주개발공사는 아무리 인체에 유효한 성분이 함유된 지하수라 하더라도 그것을 퍼 올려 봉이 김선달 식으로 팔아먹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경계해야 할 것은 관민 모두가 지하수 보호에 대한 의지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은 “신 성장 동력산업으로서의 물 산업”이 거론되면서 두드러지고 있다.
지하수에 관한 한, 장사용으로 더 이상의 개발은 안 된다. 설사 맥주공장이라 하더라도 그 주원료가 제주지하수인한 그것도 포기해야 한다. 심지어 기존 교래리 삼다수 공장까지도 더 이상 확장 증산하지 않는 게 좋다. 행정기관까지 돈에 눈이 멀어 지하수 팔아먹는 데 정신을 팔렸다가는 훗날 후회할 일이 닥칠 것이다.
여객 폭증에 신공항은 물 건너가고
2010년 제주국제공항 항공 이용객이 1572만 명이었다고 한다. 전해인 2009년 1364만 명에 비해 무려 15,3%가 폭증한 셈이다. 2009년 역시 전년 보다 항공 이용객이 11.2%나 증가한 점을 감안 한다면 제주국제공항 이용객은 앞으로도 계속 급증할 것임이 틀림없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국토해양부가 예측한 2015년 제주공항 항공 이용객 1729만 명을 훨씬 초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해양부는 올해 초 확정 고시한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제주신공항 건설을 외면해버렸다.
연간 11~15%의 여객 증가율을 보여 공항 수용 능력이 한계에 이른 제주지역에 신공항을 건설해 주지 않는다면 도대체 어떤 곳에 공항을 신설하겠다는 것인가. 정치적 입김이 센 지역의 정치공항이어야만 된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정부 당국은 현 제주공항을 확장하면 걱정이 없다고 강변하지만 한계에 이른 수용 능력뿐이 아니라 인근 시가지의 소음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지난 30년 이래 건설한 세계 각국 국제공항치고 제주국제공항처럼 도심에 자리 잡은 공항이 없다. 해안을 매립해서 건설한 공항이든, 내륙으로 들어간 공항이든 모두가 도시로부터 가깝게는 4km, 멀게는 40km씩이나 떨어져 있다. 따라서 소음이나 24시간 항공기 운항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비좁은 제주 공항의 여객 홍수....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키 위해 제주 신공항을 건설해 줄 책임이 있다. 하물며 기존 제주공항은 많은 흑자를 내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