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서민은행으로 규모 커진만큼 대출 건전성 부실
영업이익 창출능력 '미흡'...지역신협 중심 기형 발달 탓
대표적인 지역밀착형 서민 금융기관인 도내 신협의 여수신 규모가 확대된 만큼 경영 건전성이 악화돼 자율 합병을 통해 부실을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업이익 창출능력 '미흡'...지역신협 중심 기형 발달 탓
한국은행제주본부(본부장 김영배)가 18일 발표한 '제주지역 신용협동조합의 현황 및 향후과제'에 따르면 2009년말 현재 도내 신용협동조합 수는 30개로, 인구 대비 1만8000명 당 1개로 과다한 수준이다. 조합원 수도 18만9000명으로 2005년보다 1만1000명 증가했다.
도내 신협의 수신 규모는 2005년말 6051억원에서 2009년말 8653억원으로 43.0% 증가, 지역내 비은행기관(38.7%), 은행(25.2%) 수신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여신도 2005년말 3926억원에서 2009년말 5676억원으로 44.6% 늘어 비은행기관(13.8%), 은행(23.5%) 대출 증가율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이처럼 도내 신협 규모는 전국 대비 3.0%(2008년 기준)로 GRDP의 전국대비 비중(2008년 GDP 대비 0.84%)보다 크고 조합원도 꾸준하게 늘고 있는 등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영업이익 창출능력이 미흡하고 대출 건전성이 악화되는 등 부실 우려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 건전성은 2009년 들어 고정이하여신비율이 4%를 넘어서면서 전국 신협 수준을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금융위기 등이 발생해 가계가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질 경우 경영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유동성도 전국 신협에 비해서는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익성은 대체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영업이익 창출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총자산영업 이익률은 2009년말 0.23%로 전국 신협(0.46%)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제주본부는 도내 신협이 전국 신협에 비해 이익창출 능력이 미흡하고 유동성 상황이 저조한 데는 단체 및 직장 신협에 비해 자금조달이 어렵고 조합원 관리에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이 드는 지역 신협(93.3%) 위주로 발달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수익성 증대를 위해 유가증권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보다는 서민 대출을 확대하는 등 지역밀착 경영을 강화하고 고정자산 중 비업무용자산 비중(제주 24.1%, 전국 21.1%)이 전국보다 과다한 것으로 나타난 점에 비춰 효율적으로 자산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특히, 지역경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신협의 경영상황이 악화될 경우 지역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기 때문에 부실 가능성이 있는 대출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장기적으로는 조합간 자율합병을 통해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적극 대처하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부실조합을 정리하는 차원의 구조조정이 아니라 자율합병을 통해 부실을 사전에 예방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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