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재앙 수준...지역경제.사회 전반 '후폭풍'
유동인구 급증하는 설 차단 대책 마련해야
유동인구 급증하는 설 차단 대책 마련해야

제주의 기간산업이라 할 수 있는 양돈산업 등 축산업 붕괴는 물론 연관산업이 막대한 피해를 입기 때문에 지역경제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미치는 파장도 만만치 않다.
제주도가 가축전염병 청정 지위를 훼손하더라도 양돈농가의 선제적인 조치 요구를 받아들여 정부에 백신접종 요청이란 극약처방을 내린 점도 이 때문이다.
제주도는 제주지역에 구제역이 유입될 경우 지역 특성상 살처분시 침출수 등에 의한 지하수 오염 우려가 높고 짧은 시간 내에 도 전역으로 전파.확산되며 도축장도 도내에는 1곳 뿐이어서 구제역 비발생 지역의 우제류 가축의 도축처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구제역 예방백신의 공급 요청 이유를 밝혔다.
상상하기도 싫은 이유다.
제주축협과 한우협회 등 소 사육농가들은 백신 접종을 하면 제주의 청정 축산 이미지가 훼손돼 가격 하락 등 부작용이 생긴다며 백신 접종을 반대하고 있다.
전국 축산농가들 대상으로 1차 구제역 백신접종을 실시하고 있는 정부는 조만간 2차 백신접종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제주도에 대한 백신공급 여부는 이달 말에나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도가 정부로부터 구제역 예방백신을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한우 농가를 중심으로 접종 반대 의지가 강하게 표명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실제 접종까지는 적지 않은 기간이 소요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와 축우농가의 고민도 이해하지만 양돈농가도 오죽 절실했으면 최후의 수단을 요청하고 있을까.
타 지방 사례를 보듯이 대규모 살처분과 매몰이 제주에서 벌어진다면 사실상 매몰 지역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공동묘지로 전락한다.
양돈장은 제주시 서부지역에 밀집해 있다.
구제역이 번질 경우 지역공동체가 삽시간에 패닉 상태에 빠지고 제주 축산업의 메카인 성이시돌목장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한라산 노루도 모조리 잡아 살처분해야 한다.
상상하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다.
양돈농가들의 백신 접종 요청은 설 이후를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절을 맞아 귀성객과 관광객이 제주에 몰려오면 구제역 유입이란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축산업의 붕괴는 제주로서는 지역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입히게 된다.
양돈농협의 자산규모는 4000억원을 넘고 있다.
양돈은 관광과 감귤에 이어 양식넙치와 함께 가장 큰 제주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연관산업도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다.
사료.동물약품.인공수정, 도축.육가공.운송 등 축산관련 업계뿐 아니라 각종 축제.행사 취소와 음식점 휴.폐업 등으로 지역경제에 ‘후폭풍’을 몰고올 수 있다는 걱정이 높다.
이 때문에 양돈 농가와 관련 업계는 정부가 선제적인 조처를 취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합리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육가공업체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욱 크다. 돼지 지육 1㎏ 경락값이 6000원 까지 급등한데다 물량부족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방의 경우 특히 구제역 발생지역 또는 인근 이동제한지역의 양돈 농가들과 거래하던 업체들의 타격이 크다. 일부 소규모 업체들은 식자재업체.소매점.정육점 등에 공급할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거래선이 끊길 위기에 처한 실정이다.
지역 한우고기 식당들과 정육점들도 영업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관광객 등 접근 차단으로 아예 찾는 발길이 끊기는 곳이 있는가 하면 고객들도 일부 육류 구매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구제역이 번지지 않은 제주지역도 내국인단체관광객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등 관광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다.
내국인관광객 증가세는 11월 24.4%에서 12월 2.3%로 크게 둔화된 가운데 단체관광객은 전달 54.4% 증가했지만 12월 들어서는 27.4% 감소했다.
내국인단체관광객 감소로 관광수입(2407억원) 증가세가 전달 16.2%에서 9.7%로 크게 둔화됐다.
관광관련 산업 호조세 둔화로 서비스업 고용이 부진, 취업자수는 6300명이나 감소했다.
12월 전체 고용률은 66.0%로 전달보다 0.4% 하락하고 실업률은 1.7%로 전달(1.3%)보다 크게 상승하는 등 고용 관련 지표들도 악화됐다.
양돈농가들도 구제역 여파로 돼지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설을 앞둔 일시적 급등 현상일 가능성이 높아 설 이후를 우려하고 있다.
구제역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한우.돼지값이 최대 10%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구제역 발생에 따른 2011년 상반기 소·돼지 가격 전망’ 을 통해 구제역이 2개월 후 서서히 진정될 경우 한우와 돼지고기 수요가 각각 7.2%, 8% 감소하면서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와 제주도는 물론 농축협도 제주지역 구제역 예방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도민들도 구제역 유입이 단지 축산 농가 뿐만 아니라 제주 지역경제는 물론 사회 전반에 미치는 후폭풍을 우려해햐 한다.
구제역 대재앙은 도민 모두가 합심해 반드시 막아야 한다./임성준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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