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보유 대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가히 ‘주차전쟁’이라 일컬을 정도로 주차난이 심해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이면도로나 주택가까지 차량이 늘어서고 학교 주변의 어린이 보호구역도 침해당하기 일쑤다.
더구나 주택가 이면도로 곳곳은 도로 폭이 좁은 데다 인도마저 설치되지 않아 보행자들이 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을 뿐 아니라,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사고가 날까봐 늘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시내의 경우 폭 10m인 소로는 모두 262개 노선 96.9㎞로 이 가운데 실제 도로가 개설된 곳은 72.4㎞인데, 이들 도로 가운데 인도시설이 된 곳은 고작 15개 노선 2.5㎞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례로 제주시 연동 연삼로 부근의 한 골목길의 경우 하루 5000대 이상의 차량들이 드나들지만 인도가 없어 인근 초·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통행 불편과 교통사고 위협 등으로 항상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한다.
사정은 다른 이면도로도 마찬가지. 인도는 없는 데 도심 대도로변에서 주정차 단속에 쫓겨난 차량들까지 몰리면서 보행자들의 보행공간을 크게 잠식하고 있다. 이는 특히 소방차나 구급차의 진입을 막는 결과도 초래,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더 큰 불행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준다.
제주시는 앞으로 신설되는 소로에는 보행자를 위한 여유공간을 우선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얼마나 믿어야 할 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이제 도로를 개선하고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일은 행정의 최우선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제주시도 이에 시책의 우선 순위를 두고 시민 불편을 없애는 데 온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