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정부 인상 자제 요청에 ‘눈치.고심’
정부가 지난 7일 대학에 등록금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나선 가운데 제주한라대학과 관광대학이 최근 당초 인상계획을 철회하고 3년 연속 등록금을 동결키로 최종 결정했다.
제주대학교는 일찌감치 4.9% 인상안을 확정했지만 학생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은 데다 정부까지 나서면서 고심하는 눈치다.
제주산업정보대학은 당초 확정한 대로 2.9%를 인상키로 하는 등 도내 대학들이 등록금 책정을 놓고 제각각 행보를 보이고 있다.
12일 도내 대학들에 따르면 한라대학과 관광대학은 고민 끝에 3년 연속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지난 11일 최종 결정했다.
이들 대학은 이달 초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어 2011학년도 등록금을 4.9% 인상키로 결정했었다.
한라대학 관계자는 “최근 3년간 물가상승률과 전국 전문대학들과 비교해 낮은 등록금 등을 감안하면 학비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크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고통 분담 차원에서 당초 인상안을 철회하고 동결키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최근 물가 급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대학에 등록금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데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대학 재정 지원사업과 등록금 인상률을 연계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들 대학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가뜩이나 치솟는 물가상승률 때문에 학교운영이 힘든데 일부 늘려잡았던 예산까지 묶여 허리띠를 꽉 조일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다.
이미 지난해 말 4.9% 인상안을 확정한 제주대는 향후 추이를 지켜본 뒤 등록금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주대는 지난 2년간 등록금을 동결한 탓에 올해는 반드시 등록금을 인상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정부의 인상 자제 요청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등록금 동결 분위기를 거스르자니 여론의 뭇매가 부담스럽고 동결하자니 대학 재정 여건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섣불리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 것이다.
제주대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과 개교 60주년 기념사업, 국제교류 활성화 사업 등 등록금 인상 요인이 있는 상황에서 3년 연속 동결하기가 쉽지 않다”며 “정부의 물가동향 발표 등 향후 추이를 지켜본 뒤 늦어도 이달 말까지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산업정보대학은 이미 결정한 2.9% 인상안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확정했으며, 탐라대학교는 3년 연속 등록금을 동결키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