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윤 제주도 기획실장의 30일 오후 3시 도지사 출마 기자회견 취소를 놓고 각종 해석이 분분하다.
주변에선 “이날 오전 우근민 전 지사가 APEC 부산유치에 따른 도민 민심 달래기 차원에서 내도한 열린우리당 정동영의장과의 회동에서 무엇인가가 나왔기 때문”이라는 말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 전 지사와 정 의장은 이날 오전 제주시 탑동 소재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에서 만나 무엇인가를 얘기했다.
주변에선 이날 우 전 지사와 정 의장의 회동에 대해 “우선 정 의장은 비리혐의도 아닌 TV토론에서 한 말을 가지고 지사직을 상실한 우 전 지사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는 것으로 얘기가 전개됐을 것”이라며
“향후 거취 등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도지사 재선거와 관련 후보자공천 문제가 자연스럽게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정 의장은 우 전 지사에게 도지사 후보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했을 것이고 이 때 우 전 지사가 여러 명 있지만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창업자로써 이를 단절되지 않게 제주도정을 문제없이 이끌어 나갈 오재윤 기획실장을 추천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어 “오 실장을 열린우리당 도지사 공천 후보로 경선에 참여시켜 달라는 우 전 지사의 부탁을 정 의장이 ‘검토’라는 말로 대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풀이한 후 “사실상의 공천 후보로 경선이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 전 지사가 오 실장을 불러 도지사 출마를 권유했고 오 실장은 이 자리에서 확답, 이날 오후 12시께 도청에 들어온 후 공보관을 통해 이날 오후 3시 도지사 출마기자회견을 시달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오 실장은 이날 오후 1시께 다시 공보관을 불러 기자회견취소를 전했다. 왜 그랬을까.
이에 대해선 “오 실장이 우 전 지사 최측근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만약 이날 오 실장이 출마기자회견을 했다면 당연히 우 전 지사 대리전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일 뿐 아니라 우 전 지사가 지사직을 상실한지 얼마 안돼 오 실장을 도지사후보로 내세웠다는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와 관련 도민 사회에선 벌써부터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오 실장하면 우 전 지사 최측근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지금까지 조용히 있다가 우 전 지사와 정 의장이 만난 이후 갑자기 도지사 출마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밝혔다가 취소한 것은 엄연한 우 전 지사 대리전”이라고 비난했다.
오 실장은 이날 오후 2시께 도청 기자실에 들러 도지사 출마 기자회견 취소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오 실장은 “며칠 더 심사숙고한 후 결정하겠다”면서 우 전 지사의 권유냐 아니면 정 의장과의 교감이 있기때문이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니다, 절대 아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이 단절되지 않기 위해 출마를 결심하게 된 것”이라며 “며칠 더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오 실장은 그러나 “출마하지 않겠다”라고 말은 안했다. 열린우리당도 부인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경선 출마의사를 굳힌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만약 오 실장이 공직을 사퇴, 열린우리당 도지사 경선에 나설 경우 현재 우 전 지사의 절대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때문에 경선 경쟁력 뿐 아니라 본선까지도 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선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우․신 시대가 막을 내렸는데 아직도 공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대리인을 내세워 자신의 입지를 과시하려는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