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이중섭미술관 기획展 ‘달나라에서 누가 왔을까’가 3월2일까지 이중섭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이번 전시회에는 토끼관련 회화작품 17점과 토끼자료 패널 7개 등이 전시된다.
이번 기획전은 2011년 신묘년을 맞아 띠전으로 준비됐다.
동양과 한국이라는 영역에서 옛날 우리의 선조들은 어떻게 동물을 상징적으로 인식했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도상화 했는가에 주목해 본다. 메말라가는 사회의 인정에 훈훈한 인간적.신화적 정서를 일깨우기 위해 9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김경환
=김 씨의 토끼를 패러디한 작품 ‘SGP Venus’와 ‘휴일’은 일러스트레이션의 간결한 맛이 돋보인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연상케 하는 ‘SGP Venus’는 꽃잎 위에 비키니를 입고 선 토끼를 비너스로 패러디함으로써 잔잔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휴일’은 달나라에 방아를 두고 한라산으로 놀러온 두 마리의 토끼를 해학적으로 그리고 있다.
■김금남
=실경산수를 그리는 작가다. 그의 ‘산천단 토끼’는 제주시 산천단의 낙락장송의 위엄과 대비되게 작은 토끼 세 마리를 그렸다. 고송(古松) 아래서 노닐고 있는 토끼의 모습에서 자연의 숭고함을 배우게 된다. 크고 작음, 높고 낮음과 상관없이 스스로 자연이기 때문에 만물은 모두가 벗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김성오
=제주 중산간 지대의 오름과 들판을 이용해 토끼의 형상을 지문처럼 그리고 있다. 땅이 그려내는 우연적인 묘사처럼 느껴지는 토끼의 형상은 만물을 길러내는 땅의 신성함을 드러내준다. ‘오름 동화’는 토끼가 작가의 시선이 돼 물을 먹고 있는 마소를 지켜보고 있다. 오름 높은 곳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거나 물을 마시는 마소를 지켜보는 것은 사실은 토끼가 아니라 화가 자신이다. 인간과 자연의 친화성을 보여주는 한편의 동화라고 할 수 있다.
■송용한
=크로바를 이용해서 토끼를 그리고 있다. 아마도 토끼가 좋아하는 것이 크로바인양 크로바와 토끼가 한 몸이 됐다. 실루엣만으로 토끼의 형상을 그린 것은 보는 이를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로 이끌어 가기 위한 장치로서, 하나의 심리적 기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안소희
=미적인 접근보다는 추(醜)적인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인간의 다양한 감정은 고통, 방황, 좌절, 무료함 등 온갖 것에 닿아 있다. 자신의 비극적 감정을 꿈속에서 자신과 합성된 토끼의 모습으로 투사시키고 있다.
■이두원
=순수 상상만으로 그림을 그린다. 그가 그린 토끼는 관념의 유희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매우 특이하다. 실제 토끼를 보고 그린 것이 아니라 생각해서 그린 토끼이기에 그렇다. 그래서인지 토끼 같기도 하고 전혀 다른 동물 같기도 하다. 그러나 닮지 않는 경계에 서 있는 이두원의 상상력은 여전히 발랄한 즐거움을 안겨준다.
■임현자
=제주의 풍경을 오랫동안 그려온 중견 여성화가다. 수선화 사이에서 노니는 토끼를 보노라면 생태계의 아름다움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자연 세계가 평화로운 세계처럼 다가온다.
■조기섭
=재치와 익살이 있는 화가다. ‘누가 먼저?’는 주체의 문제를 건드린다. ‘토끼 부인’은 늘 약자로만 표현돼 온 토끼를 부와 권력의 대명사로 반전(反轉)시키면서 약한 토끼의 인상을 전복시킨다. 의인화된 토끼는 계층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상류층의 자태를 지녔다. ‘토끼 부인’은 반전된 동물의 세계를 통해 인간의 세계를 빗대며 통렬하게 비웃고 있어 현대의 풍자화를 보는 듯하다.
■한 강
=토끼만큼이나 따뜻한 감정, 그리고 차분한 색감으로 다가온다. 그의 토끼는 자연 그 자체의 느낌, 자신의 시선에서 얻어낸 정서적 가치를 평범하게 지향하고 있다. 토끼는 토끼의 느낌이면 족하다는 듯이 말이다.
9명의 참여작가들의 작품은 ‘달나라에서 누가 왔을까’라는 물음을 각자의 스타일대로 그려내고 있다.
2011년 이중섭미술관 기획展 3월2일까지 열려...김경환.김금남.김성오.송용환.안소희.이두원.임현자.조기섭.한강 작가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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