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정부, 또 한 번 제주를 버렸다
제주 홀대로 정평이 나 있는 한나라당정부가 또 한 번 제주도를 버렸다. 국토해양부가 4일 고시한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제주신공항 조기 건설이 사실상 물 건너갔기 때문이다.
신공항 건설은 지난 20년래 제주도민의 숙원 사업이다. 그러나 1990년대 초는 인천국제공항에 밀려 좌절 됐고, 이번 2010년에는 후발(後發) 추진된 영남 쪽의 동남 권 신공항 건설계획에 밀려 무산됐다.
사실 제주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이나 화급성(火急性)은 정부든 전문가든 모르지 않는다. 제주신공항 타당성 조사 용역기관에서도 필요성과 시급성을 인정했고, 국토해양부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이명박 대통령도 후보시절 제주신공항 건설을 공약했었고, 지난해 11월에는 대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최고위원마저 중앙당을 방문한 도당(道黨) 지도부에 신공항추진을 약속했었다.
이렇듯 관계부처도, 전문용역 기관도, 대통령도, 집권당 대표도 모두 필요성과 시급성에 공감하고 있음에도 막상 2011년부터 2015년까지를 계획 기간으로 하는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는 반영되지 않았으니 이것이야말로 한나라당 정부가 또 한 번 제주도를 버린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말이다.
정부 당국은 “2014년에 항공 수요를 검토해 보고 신공항 건설 혹은 기존 공항확장 활용을 결정키로 한 것도 진전이 아니냐”고 궁색한 변명을 할런지 모르나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것은 제5차 계획 때나 가서야 할 얘기지 4차 계획을 두고 할 말이 못 된다. 그리고 2014년에 가서도 신공항 건설계획이 결정된다는 보장도 없으니 한심스럽다.
제주도민으로서는 한나라당 정부가 얄밉고, 분하기까지 하다. 정부가 이토록 제주도를 버리는 데야 지방자치단체인들 무슨 힘이 있겠는가. 신공항에 관한한 제주도 당국에 대한 미움이 정부로 향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 정부, 너무 그러지 맙시다.
지각한 ‘관광안내판 외국어 倂記’
제주도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안내표지판에 국한영문(國 漢 英文)을 병행 표기하기 시작한 것이 꽤 여러 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매우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거기에는 국한영문(國 漢 英文) 가릴 것 없이 오자(誤字) 오역(誤譯)이 적지 않았다.
제주도가 외국인 관광객 200만 명 시대를 표방해 ‘관광안내 표지판 외국어 병기(倂記)’ 사업을 벌이기로 한 것은 비록 ‘지각 사업’이긴 하지만 그에 대한 반성이요, 앞으로는 좀 더 잘해 보겠다는 각오로 풀이하고 싶다.
관광안내판에 대해 따지고 들자면 한이 없다. 제주도가 국제적 관광지라며 떠들어 온지가 몇 해며, 국제자유도시로 공인 받은 지가 또 몇 년인가. 벌써 10년을 넘기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인 고장에 안내판들은 국내용들 이라면 이건 뭔가 크게 잘못된 것이다. 공항의 예만 보아도 얼마나 잘못 됐었는지 짐작이 간다. 비록 섬 공항이지만 ‘제주국제공항’하면 외국에서도 알아준다. 국제자유도시, 국제적 관광지 공항으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제주국제공항의 주차장 출구에는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안녕히 가십시요”라는 우리말 표지판이 있었지만 거기에 외국어는 병기돼 있지 않았었다. 국제공항 주차장 출구의 안내표지판임에도 이곳을 드나드는 수많은 외국인들에게는 있으나마나 한 존재였다. 지난해 12월에야 거기에 ‘歡迎’과 ‘Welcome'을 병기했다니 다행이지만 어쨌거나 무려 10년이나 지각한 표지판이 되고 말았다.
제주도 당국은 이번 기회에 10년 숙원을 푸는 셈치고 어느 선진국에도 손색이 없는 국제자유도시의 관광안내판으로 재정비 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