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도민 반발 무마하며 단계적 계획' 관측
한진 '도민 반발 무마하며 단계적 계획' 관측
  • 김용덕 기자
  • 승인 2004.0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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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항은 지난 84년 8월 30일 제주도로부터 최초 허가를 받고 먹는 샘물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관련법상 1년마다 한번씩 제주도로부터 취수량 허가를 받고 먹는 샘물인 제주광천수를 뽑아 올리고 있다.

현재 한국공항이 제주도로부터 허가 받은 지하수 취수량은 월 3000톤, 연간 3만6000톤이다.
한국공항이 먹는 샘물 양수능력은 하루 1080t이다. 제주도는 그러나 하루 최대 200t, 월 3000t(지난해 2500t)만을 뽑아쓰도록 올해 11월 24일까지 허가해 준 상태다.

한국공항은 이를 18.9ℓ, 1.5ℓ, 0.5ℓ, 0.12ℓ 등 4개의 제품으로 생산, 대한항공 기내와 그룹내 직원과 계열사 호텔 이용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한국공항이 실제 제품으로 생산되는 물량은 년 3만6000t 가운데 50% 정도인 1만8000t 수준이다. 연간 7만2900톤의 생수를 제품화할 수 있는 시설규모에 비하면 생산량은 극히 미미한 정도다.

때문에 한국공항은 계열 임직원 증가와 기내용 증가 등에 힘입어 시설대비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명분은 갖춰져 있는 셈이다.

그러나 허가권자인 제주도와 동의권자인 도의회가 특별법에 의해 취수량과 도외 반출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공항의 연내 생수시장 진입은 불가능하다는게 중론이다.

이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한진그룹이 고작 1년에 2만t 가량을 시판하기 위해 도민사회의 반발을 무릅쓰면서 생수시장 진입을 시도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물 부족시대 도래에 맞춰 막대한 생수시장 진입을 위한 교두보 확보차원이라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때문에 한국공항은 일단 제주 지하수와 삼다수 판매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인 현재의 허가량 범위내에서 생수를 시판, 도민의 반발여론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면서 생수시장 진입의 교두보를 확보한 후 어떠한 방법으로든 지하수 취수량을 확충, 단계적으로 생수시장에 뛰어든다는 계획이 아니냐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한국공항이 설득력 있는 논리와 방법으로 취수량을 늘려달라고 하게되면 허가권자인 제주도로서는 고민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것이 도민정서만을 감안, 무조건 불허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
지난해 한국공항이 월 취수량을 2500t에서 3000t으로 증산 요청했을때도 도나 의회는 이를 허가, 동의해준 바 있다.

한국공항이 처음 허가 받을 당시 지하수 허가량은 월 6,000t이었다. 그러나 먹는물 관리법상 1년마다 이용허가를 받아야 하는 규정상 제주도의회가 지난 1996년 허가량을 월 3,000톤으로 줄였고 지난 2001년에는 항공료 할인혜택을 전혀 하지 않는 대한항공의 비윤리적 기업에 대한 도민정서를 감안, 다시 월 2500t으로 감량 조치했다.

그러나 제주도는 지난해 한국공항이 요청한 월 500t 증산건에 대해 심사, △그룹내 이용량 증가 △주5일 근무에 따른 항공기 기내 수요량 증가 등으로 인해 별도의 보완사항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제주도의회에 동의안을 제출했다.

도의회는 이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항공료 인상등과 결부시키며 성토했으나 결국 이를 원안통과시킨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제주경실련 등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거센 반발이 일어나기도 했었다.
경실련은 당시 모 중앙언론사가 보도한 ꡒ제주광천수를 생산하는 한국공항(주)이 동남아 지역에 2,705t을 수출해 130만달러의 실적을 거뒀다ꡓ는 내용은 한국공항(주)이 항공수요 증가에 따른 지하수 이용량 확대신청이 과연 기내에서만 사용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스럽다ꡓ고 주장했었다.

이 같은 주장대로라면 한국공항의 생수시장 진입시도는 제주의 지하수 취수량과 현재 제주개발공사의 삼다수와 맞물려 향후 도민사회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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