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예산 8500만원 횡령 혐의...2명 불구속 입건
재단법인 제주신용보증재단의 예산을 횡령한 전.현직 간부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제주지방경찰청 수사2계는 17일 출장 여비와 광고 선전비 예산 등 8500만원을 횡령해 전액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전 재단 고위 간부 A씨(63)에 대해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A씨의 지시로 허위 출장신청서 및 허위지출 결의서를 작성해 재단 예산을 불법 인출한 간부 직원 B씨(52)와 C씨(44)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7년 9월부터 지난 해 7월까지 사이에 전 직원 16명에게 순차적으로 서울, 경기 등 다른 지방에 출장을 가는 것처럼 허위 출장을 신청토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79회에 걸쳐 재단 예산 5880만원을 불법 인출해 비자금을 조성했다.
따라서 A씨는 이 돈을 사우나 회원권 구입, 개인주택용 TV(LCD) 구입, 연고단체 후원금, 친분관계자들에게 촌지, 감독기관 공무원들에게 회식비 제공 및 각종 부조금 등 전액을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뿐만아니라, 이 기간에 6회에 걸쳐 언론매체 광고 둥에 사용하도록 용도가 특정된 광고선전비 예산 2700만원을 불법 인출해 매년 추석 및 설에 술, 돼지고기 선물세트, 옥돔 등을 구입해 특정 종친회 간부, 특정 동문회 임원, 특정 지역 마을 유지 등 120~200명에게 선물을 하는데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이 사건을 주도했던 A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공금의 20~30% 정도를 현금화 해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공무원들의 오랜 관행”이라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호 수사2계장은 “(A씨가) 자신의 과오를 전혀 뉘우치지 않고 횡령금액 8500만원 중 아직까지 반환하지 않은 3300만원에 대해서도 반환을 거부하는 등 정상을 참작할 여지가 없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윤 계장은 이어 “경찰은 공직사회 주변에 이와 같은 예산 횡령 사례가 더 있다는 첩보에 따라 공직분야 예산 횡령 범죄에 대해 기획수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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