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장지명제, 대학선진화 역행”
“학장지명제, 대학선진화 역행”
  • 진기철 기자
  • 승인 201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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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 교수회 성명 통해 거듭 철회 촉구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9월 대학선진화라는 미명하에 총장이 직접 학장을 지명하는 ‘학장지명제’를 실시키로 한 것과 관련 제주대 교수회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대학교 교수회는 16일 성명을 내고 “교과부의 학장지명제 추진안은 대학의 자율성과 민주적 책임성을 크게 손상시키는 것일 뿐, 대학의 선진화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후진화 방안”이라며 거듭 철회를 촉구했다.

제주대 교수회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제도화되어 온 학장직선제는 총장직선제와 더불어 대학 사회에 민주적 의사소통의 공간을 여는 두 개의 축”이라며 “실제 학장직선제는 직급 차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수직적 구조를 완화시킴으로써 대학사회의 소통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등 순기능을 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대 교수회는 “학장을 직접 선출하는 선거과정에서 교수들 간에 인간관계의 불편함이 야기되는 등 몇 가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렇지만 학장 지명을 통해 일사불란한 의사결정과 집행이 가능하다는 효율성 논리는 근시안적인 사고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제주대 교수회는 이어 “교과부의 대학선진화 방안이란 제왕적 총장을 통해 대학사회를 지배하려는 의도를 갖는 것으로, 이는 단과대학의 역사와 특수성을 무시하고 불통과 획일 그리고 불합리만 낳는 후진적 제도”라고 덧붙였다.

제주대 교수회는 “자율과 민주적 책임이라는 가치에서 볼 때 학장직선제가 학장지명제보다 훨씬 더 나은 제도”라며 “총장이 대학을 지배하게 되는 비민주적 의사소통 구조를 막고 또 저급한 이해관계의 결탁으로 인해 더 많은 갈등이 야기되지 않도록 하라”고 충고했다.

한편, 제주대 교수회는 지난 10일 교과부에 ‘국립대 학장직선제 폐지 입법예고’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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