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21년만의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제주는 5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경기에서 1대 2로 아쉽게 패했다.
패하기는 했지만 제주가 보여준 짧은 패스에 의한 플레이는 인상적이었다.
반면 서울은 전반과 후반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며 전체적인 경기내용면에서 제주에게 밀렸다.
전반 초반부터 양팀의 팀칼라는 극명하게 드러났다.
원정팀인 제주는 다소 수비적인 모습으로, 홈팀인 서울은 공격적인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다.
중앙에서부터 강한 압박축구를 선보인 제주는 전반 초반 서울의 미드필드진과 공격진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역습찬스를 만들어갔다.
반면 서울은 양쪽 측면을 이용한 빠른 공격으로 공격의 활로를 찾았다.
전반 5분께를 넘어서자 제주가 서울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은 양쪽 측면과 중앙공격이 살아나며 제주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서울은 전반 10분께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다.
제주 김호준 골키퍼가 김치우의 중거리 슛을 슈퍼 세이브로 막아내며 한 차례 위기를 모면하는 듯 했지만 김호준 골키퍼의 몸에 맞고 흘러나온 공을 데얀이 그대로 골문 안쪽으로 차 넣은 것이다.
하지만 이 골은 부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골로 인정되지 못했다.
제주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릴 정도로 위험한 순간이었다.
위기 다음에 기회라고 했던가.
제주는 위험천만한 위기의 순간을 잘 넘긴 후 전반 25분께 첫 골을 뽑아냈다.
서울 김용대 선수가 공을 높이 찬다는 게 제주 배기종 정면으로 갔고, 배기종은 지체없이 공을 중앙에 위치해 있던 산토스에게 넘겨줬다. 산토스는 이 공을 잡고 서울 수비수 2명을 제치며 그대로 슈팅을 때렸다. 산토스의 발끝을 떠난 공은 김용대의 왼손을 빠져나와 그대로 골문 안쪽으로 들어갔다.
제주가 1대 0으로 앞서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제주는 서울에 한 골을 내줘야 했다.
전반 27분께 제주 마철준과 서울 정조국이 제주 페널티 공간안에서 정당한 몸싸움을 벌이면 공을 다퉜지만 심판은 이 상황을 파울로 판정, 서울의 페널티킥을 선언한 것.
키커로 나선 정조국은 이 페널티킥을 성공시켰고, 승부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아쉬운 판정이었다.
전반 후반 1대 1 상황에서 제주 박현범과 서울 정조국이 정면으로 부딪히며 험악한 상황에 연출됐다.
양 선수의 충돌은 자칫 집단 충돌로 번질 수도 있었지만 제주 주장 김은중의 적극적인 중재로 일단락됐다.
후반 들어 제주는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로 서울을 압도했다.
전반 10분 동안의 골 점유율은 제주가 59%, 서울 41%. 6대 4의 압도적인 골 점유율을 보이며 제주는 추가골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서울의 수비를 효과적으로 뚫지 못했다.
서울 또한 제주의 강력한 중앙 압박에 시달리며 제대로된 공격을 이어가지 못했다.
시간 갈수록 제주의 짧은 패스플레이는 살아났고, 마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연상시킬 정도로 양질의 패스들이었다.
하지만 마무리가 부족했다. 제주는 한템포 빠른 패스로 상대 문전 앞까지 내달렸지만 결정적인 한 방을 터트릴 만한 선수가 없었다.
산토스가 위협적인 슈팅을 기록하며 서울의 문전을 공략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게속해 상대의 문전을 두들겼던 제주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후반 27분께 제주 수비수가 뒤로 패스한 공을 제주 김호준 골키퍼가 놓친 것.
김호준 골키퍼는 수비수가 넘겨준 공을 발로 잡으려고 했지만 이를 놓쳤고, 공은 데굴데굴 굴려 코너킥 라인을 넘어가 버렸다. 놓친 공은 자칫 제주 골대 안으로 들어갈 뻔 했다.
골키퍼의 결정적인 실수였다.
서울은 제주의 어이없는 실수로 코너킥을 얻었고, 서울 제파로프가 긴 포물선을 그리며 올려준 공을 아디가 머리를 이용해 그대로 제주 왼쪽 골망을 갈라 버렸다.
제주가 1대 2로 서울에 역전당하는 순간이었다.
서울이 추가골을 올린 후 제주 김호진 골키퍼는 자책하듯 얼굴을 잔뜩 찌부렸다.
제주가 후반에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한 골 정도는 충분히 만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서울은 한 골차 승리를 지키기 위해 수비위주로 전략을 수정, 제주의 공격을 막아냈다.
수많은 공격작업에도 동점골을 뽑아내지 못한 제주는 끝내 서울의 벽을 넘지 못하고 한 점차 패배의 쓴 잔을 마셔야 했다.
서울에 1대 2 아쉬운 역전패…21년만의 우승꿈 접어/패스게임에선 서울 압도…마지막 결정력 부족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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