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월 전근 발령으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주도에 오게 되었다. 관광지로 워낙 유명한 곳이다 보니 설레이는 마음으로 오자마자 어디부터 갈까 고민하다가 발령나기 전 주말을 이용하여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올레길을 혼자 걸어보았다. 큰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에메랄드빛 바다, 곳곳에 숨은 절경을 보면서 감탄이 절로 나오기도 하였지만, 관광객들과 올레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나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제주보호관찰소에 첫 출근하여 사회봉사 업무를 담당하면서 우리 소가 ??명품 올레길 만들기??사회봉사 기획 프로그램을 진행중인 것을 알게 되었다. ??명품 올레길 만들기??란 서귀포시와 우리 소가 업무협약을 맺고 법원에서 사회봉사명령 판결을 받은 사회봉사명령대상자들을 올레길 각 코스에 투입하여 쓰레기도 줍고, 길도 정비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올레길을 정비하는 것은 길에 있는 쓰레기를 줍는 단순한 차원의 것이 아니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국제적 관광 도시인 제주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함과 동시에 사회봉사명령대상자들의 근로의식 함양과 애향심 고취를 통해 재범을 방지할 수 있는 지역 친화적인 프로그램인 것이다.
실제로 나는 사회봉사명령대상자들과 함께 커다란 집게를 들고 올레길을 지나면서 청소를 하다가 보면,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올레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경우가 많으며, 외국인들과도 자주 눈인사를 나누게 된다. 그 사람들이 건네주는 “수고하십니다.”라는 말에 묻어 있는 고마워하는 마음에 아마 나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봉사명령대상자들도 보람을 느꼈을 것이 분명하다.
이 순간에도 제주 어디에선가 나는 사회봉사명령대상자들과 함께 올레길을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고 가는 사람들의 따뜻한 눈인사를 기대하며 아름다운 올레길 만들기는 오늘도 계속된다.
양형석 제주보호관찰소 집행과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