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이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세계 각국은 물론 국내 지자체들도 앞다퉈 해외 의료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관광자원과 의료를 결합한 의료관광산업을 키워 지역발전을 위한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동북아의 새로운 의료관광 허브를 목표로 대규모 의료휴양단지인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과 함께 의료특구를 지정,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제주를 의료관광의 중심지로 이끌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의 청사진과 추진 계획, 향후 과제 등을 비롯 전국적으로 찬.반 논란이 첨예한 영리병원 도입을 둘러싼 쟁점 등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제주헬스케어타운은 특별자치도 핵심사업인 관광(휴양), 의료, R&D(연구개발) 등이 연계된의료복합단지 조성을 통해 제주를 세계적인 ‘의료관광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야심찬 핵심 프로젝트다.
제주만의 특화된 의료관광 인프라를 구축해 최근 급증하는 국내외 의료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서귀포시 동홍동, 토평동 일대 153만9013㎡(46만평)에 7845억원(공공 1566억원, 민자 6289억원)을 들여 오는 201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헬스케어타운 조성 계획은 지난 2005년 6월 타당성 조사를 시작으로 이듬해인 2006년 12월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에 신규 핵심프로젝트로 지정되면서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다.
이어 2008년 12월 도시계획시설(유원지)로 도시관리계획이 결정 고시됐고, 지난해 12월에는 헬스케어타운 개발사업 시행 승인을 받았다.
헬스케어타운은 제주의 관광자원을 활용한 건강테마를 도입, 제주 특성이 담긴 경쟁력 있는 의료복합단지 개발과 새로운 요구에 부합하는 차별화된 21세기형 의료관광 상품개발을 성공 전력으로 삼고 있다.
또 세계적인 수준의 의료.관광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관광의 거점 기능을 제공, 지역과 연계발전을 도모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사업시행자인 JDC는 이 같은 전략을 토대로 단계별 개발계획을 수립했다.
우선 오는 2011년까지 토지매입과 보상, 행정절차 등의 준비 단계를 거쳐 1단계(2011~2012년)로 ‘웰니스 파크(Wellness Park)’, 2단계(2013~2014년)로 ‘메디컬 파크(Medical Park), 3단계(2014~2015년)로 ‘연구개발 파크(G&D Park)’를 조성할 계획이다.
웰니스 파크에는 헬스케어센터와 메디컬 스트리트 등 의료시설과 워터파크, 콘도미니엄, 명상원, 텔라소리조텔 등 관광휴양시설, 웰리스 몰 등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건강을 핵심테마로 헬스케어와 휴양 기능을 특화시킨 의료.휴양단지 개발이 1단계 목표인 셈이다.
메디컬 파크는 첨단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복합단지 조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국제적 수준의 전문병원 유치, 우수 의료인력이 거주할 수 있는 주거.문화.편의시설 도입, 장기요양을 중심으로 한 시니어 빌리지 조성 등이 주요 도입시설이다.
노년층 장기휴양 주거단지인 ‘장기테어타운’과 은퇴자 중심의 주거 의료단지인 ‘퇴직자 커뮤니센터’, 다양한 테마 전문식당인 ‘웰빙 푸드존’ 등도 들어선다.
연구개발 파크는 의료서비스 전문화를 위한 연구단지로 개발된다.
신약과 난치병, 임상, 바이오 과학 등을 연구하는 의료센터와 노화예방, 생명연장을 연구하는 ‘안티 에이징센터’, 장기적 재활을 요구하는 환자를 위한 재활센터 등이 3단계 시설로 유치된다.
현재 헬스케어타운 사업 부지내 토지 보상이 90% 완료된 상태다.
JDC는 내년 6월까지 실시설계 용역을 끝내고 2012년 12월까지 기반시설 조성공사와 1단계 건축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JDC는 헬스케어타운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2008년 4월 제주도와 서울대 병원 3자간에 제주 의료산업 육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한국한의학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 헬스케어타운 내 한의병원 유치와 한의 존(Zone) 구상에 협력키로 했다.
최근에는 헬스케어타운이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돼 취.등록세, 재산세, 부담금 등 93억원의 감면 혜택을 받게 됐다.
의료관광 시장 ‘눈독’...지자체 경쟁 치열
의료관광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국내 의료기관에 외국인 환자 유치를 허용하는 개정 의료법이 시행되면서 해외 의료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지자체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저마다 의료관광을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특성화된 의료관광 상품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세계적 수준의 신약과 의료기기 개발의 중추역할을 할 첨단의료복합단지 지구로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와 대구.경북 신서혁신도시를 선정했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사업은 2038년까지 5조6000억원을 투입, 신약개발지원센터와 첨단의료기기 개발지원센터, 첨단임상시험센터 등 100만㎡ 규모의 단지를 조성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당시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뛰어든 후보지만 서울, 인천, 경기, 강원 등 10개 지역으로 그만큼 유치 경쟁이 치열했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낙점된 충북 오송과 대구.경북 신서는 철저한 준비를 거쳐 성공적인 한국판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로 자리잡아 한국 경제를 먹여살릴 새로운 전진기지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의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실패한 경기도는 화성 바이오밸리에 이어 광교신도시에 대규모 제약의료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독자적인 의료산업 집중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디시티’를 지향하는 대구시는 외국인 의료관광객과 국내 의료진 간 의사소통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국제진료센터 등 외국인 진료 전담부서를 배치하고 의료관광 코디네이터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07년 2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와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외국인 환자 유치에 나서고 있으며, 부산시는 병원협회, 관광기업, 대학이 참여하는 부산권 의료산업협의회를 발족시켰다.
충북 제천시는 한방특화도시를 표방, 의료관광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의료관광산업 분야는 선진국인 아시아의 주요 국가들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태국은 지난 2006년 140만명의 의료관광객을 유치했고, 2008년 50만명의 해외 환자를 유치한 싱가포르는 올해 100만명을 끌어들인다는 목표다. 수입은 싱가포르 국내총생산(GDPㅖ의 1%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의료 관광객 유치 목표는 5만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