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조합법인 제주한라축산(대표 유철수)은 도내 대표적인 양돈업체이다. 제주한라축산은 지역 양돈업체 중 유일하게 제주도 공동브랜드인 ‘제주마씸’을 사용하고 있다.
‘제주마씸’은 제주도가 지역 1차산업 상품의 차별화 전략 차원에서 지난 2002년 말 전국 지자체에서는 처음으로 개발한 공동상표. 제주도는 현재 엄격한 심사를 거쳐 업종별로 1개 업체에만 이 상표를 사용케 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마씸’을 부착ㆍ판매한다는 것은 ‘제주의 대표적인 상품’임을 제주도가 보증하고 있는 셈이다.
제주한라축산을 이끌고 있는 유 대표는 대학졸업 후 농협을 거쳐 유통업(제주산 농수축산물의 전자상거래)에 종사해 오다 2002년 3월 양돈사업에 뛰어들었다. 생산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 부친이 25년간 경영해 오던 사업에 투자한 것이다.
농학박사로 이론까지 겸비한 유 대표는 규모화ㆍ단지화를 통해 제주한라축산을 사육규모 5000두 정도의 중견 양돈업체로 키워놓았다.
특히 유 대표는 물류회사도 운영, 제주한라축산에서 생산되는 돼지고기의 80% 정도를 직접 유통하고 있다. 그런 만큼 제주산 돼지고기의 생산과 유통에 대해 누구보다도 정통하다고 할 수 있다.
유 대표는 “제주산 돼지고기의 품질이 전국 최고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타 지방산이 제주산으로 둔갑되는 등 중간상인들의 ‘농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돼지고기 생산이력 및 등록제’에 농가들이 적극 참여, 소비자들의 신뢰구축은 물론 타 지방산이 제주산으로 둔갑되는 사례를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대표의 기업이념은 돼지고기를 생산ㆍ판매함으로써 이익을 추구한다는 단순한 경영 차원을 넘어선다. 안전하고 위생적이며 기능화된 돼지고기 생산을 통해 소비자에게 건강을 제공한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를 위해 현재는 선인장을 먹인 돼지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제주 양돈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기능성 돼지고기 등 제품차별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기도 하다.
유 대표는 “양돈은 낮은 생존율과 비싼 생산비 등으로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돈’ 잘 버는 사업이 아니다”라고 말한 뒤, 제주 양돈산업은 이제 ‘토종 흙돼지’ ‘기능성포크’ 등 차별화된 돼지고기 생산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농가들이 기능성돼지고기 생산 등 나름대로의 노력을 행정이나 연구기관에서 뒷받침해 주지 못하는데 대해 그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예컨대 선인장 먹인 돼지를 생산한다고 가정할 경우 이 돼지고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좋은지 등에 대해 농가 차원에서 규명ㆍ홍보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산학컨소시엄을 통해 기능성돼지 등을 활발하게 개발ㆍ공인하는 등 양질의 돼지고기 생산체제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축산분뇨 등 환경문제와 질병이 양돈산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행정 등에서 ‘환경에 대한 준비’와 ‘질병에 대한 예방’에 철저를 기해 줄 것”을 바랬다.
유 대표는 최근 일어난 돼지콜레라 백신접종 사건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제주도의 돼지질병 청정화는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며 콜레라 항체 생성의 원인의 조속한 원인규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