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선5기 공약 구체성 결여
[사설] 민선5기 공약 구체성 결여
  • 제주타임스
  • 승인 2010.10.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근민 지사 취임 100일, “겉으론 갈등 해소, 뒤에서는 갈등 조장“


1

‘세계적 모범 특별자치, 전면적 영유아 무상보육 시행, 수출1조원시대 개막, 일자리 2만개 창출, 1차산업과 향토자원의 세계화, 지역불균형 없고 문화행복지수가 높은 환경·평화·인권의 제주공동체’ 등등. 말만 들어도 제주파라다이스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취임 100일에 즈음한 우근민지사의 공약 실천 계획이다. 2014년까지 이뤄내겠다는 야심찬 다짐들이다.

이번 확정된 도정 공약 실천계획은 10대 전략, 50대 과제, 200개 세부사업으로 촘촘히 짜여졌다. 어느 것 하나 꿈과 희망이 넘치지 않는 공약은 없다. 10대 전략만 봐도 그렇다.

이러한 ‘파라다이스 제주‘를 생각하면 도민들은 좋아서 환호작약 할만하다. 그래서 우근민 도정에 한없는 박수갈채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도정발전에 적극적 지지와 지원과 협조를 보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들뜰 일만은 아니다. 공약에 믿음이 가지 않아서다. 현란한 색깔로 덧씌운 장밋빛 공약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취임 100일을 넘긴 우도정에 보내는 도민들의 시각은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2

우선 공약 이행 관련 막대한 재원조달에 대한 의구심이다. 우도정은 이번 공약이행에 필요한 사업비를 9조5552억원으로 잡았다. 국비 1조6704억원(17.5%), 도비 2조1456억원(22.6%), 민자 5조7392억원(60%) 규모다.

최근 도의 재정진단결과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가용재원은 연평균 2246억원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4634억원, 올해 3331억원보다 대폭 감소한 금액이다.

이처럼 갈수록 재정난이 악화되는 데 어디에서 그 많은 재원을 조달할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특히 공약 이행에 필요한 전체 예산 중 60%를 차지하는 민자조달 방안도 제시되지 않았다.

그래서 도민들은 구체적 재원조달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공약실천 계획에 대해 신뢰를 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장밋빛 공약’이니 ‘탁상 숫자 놀음’이니 하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적어도 제주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공약 실천 계획이라면 말장난이나 숫자놀음으로 도민들을 현혹시킬 것이 아니라 구체적 재원조달 방안 등 신뢰성이 담보되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3

다음은 도정 리더의 실천의지와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지사는 기자회견에서 “도정의 최우선 순위를 사회적 갈등해소에 두겠다”고 했다. 그러나 제주최대 갈등해소 현안인 강정해군기지 문제 풀이에 대한 우 지사의 행보는 이와 거리가 멀다.

강정마을 주민, 도민, 해군 등 모두가 만족 할 수 있는 윈윈방안을 갖고 있다고 하면서 뒤에서는 마을 주민 간 또는 지역 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강정마을 외에 위미 또는 사계·화순 지역 주민을 상대로 한 해군기지 유치여부를 묻는 작업이 바로 그것이다.

또 있다. 우 지사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공기업 등의 인사와 관련 ‘깨끗한 공개채용이 평등사회’라고도 했다. 참으로 적반하장(賊反荷杖)이 아닐 수 없다.

 제주시장, 서귀포시장, 환경부지사, 서귀포 의료원장, 문화재단 이사장 등에 대해 공개모집을 한다고 하면서 모두 자신의 선거도우미로 임명해놓고 ‘깨끗한 공채’를 운운하는 것은 자가당착(自家撞着)이나 다름없다.


이번 민선 5기 공약 실천계획이 신뢰를 못 얻는 것도 이러한 도정책임석에 대한 불신도 한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