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화(火), 화(禍), 화(和)
[나의 생각] 화(火), 화(禍), 화(和)
  • 제주타임스
  • 승인 2010.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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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火)가 화(禍)를 부른다. 말 그대로다. 화(火)는 바로 불이다. 불은 모든 것을 태워 없애고 많은 상처와 피해를 남긴다. 화가 쌓이고 쌓이면 자신도 모르게 어떠한 방식으로든 몸과 마음의 변화가 생기고 행동으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화를 내면 정작 왜 화를 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고 그 순간에 급급해 버려 잊어버리게 된다.

화 때문에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다세대 옥탑방에 침입해 단란한 주말 저녁을 보내는 가족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원인이 단란한 웃음소리 때문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술을 마시고 대리운전까지는 잘 불렀으나 사소한 시비로 홧김에 운전해서 음주운전으로 단속당하는 사람, 홧김에 집에 불을 낸 사람..... 화(火)가 화(禍)를 부른 것이다. 순간을 참지 못해서 아니 왜 화를 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던 것이다.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설레는 마음, 그게 바로 추석이다. 추석연휴에 가족들끼리 평소에 쌓였던 감정 폭발로 인해 의외로 폭행신고도 많다. 설레는 마음이 화로 변질되지 않도록 해야 겠다. 틱닛한의 <화가 풀리면 인생이 풀린다> 중에서 화로 인해 나와 타인이 입은 상처를 생각하면서 숨을 들이쉬고, 행복을 파괴하는 화를 생각하면서 숨을 내쉬는 호흡법도 있다고 한다. 불이 너무 세면 고구마가 잘 익지 않고 껍질만 탄다. 중용 제1장에 보면 동양에서 희로애락이 나타나지 않은 것을 중(中)이라 하고 나름대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 화(和)라고 하는데 다가오는 한가위에는 가족의 이야기가 무르 익어 즐겁고 다정한 소통과 화합의 한가위가 되도록 하면 어떨까?

박  선  철
제주동부경찰서 경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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