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는 강이 없는데, 수돗물은 어떻게 만들지?”
당시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 질문에 전혀 대답할 수 없었다. 당연히 강물로 수돗물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와서야 대부분의 수돗물을 지하수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 “세상에 대부분의 수돗물을 지하수에 의존한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당시 TV프로그램에 미국에서 지하수를 이용한 대규모 관개시설로 인하여 지하수 고갈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내용의 방송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과연 제주도의 소중한 자원인 지하수는 괜찮을까? 현재 제주도는 지하수 모니터링과 지하수 함양사업, 빗물이용시설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체계적인 지하수 관리하고 있으며, 물 절약 홍보 및 물 다량 사용업체에 절수설비 설치를 보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행정기관에서만 지하수를 아껴야만 하는 것일까? 물론 제주도 지하수 관리의 1차적 책임은 행정기관에 있다. 하지만 공급이 있으면 수요가 있는 법!지하수를 사용하는 수요자, 즉 제주도에 거주하는 모든 이들도 지하수를 아껴야하는 의무가 있다. 우리는 지하수를 앞으로 이 땅에 살게 될 후손들에게 물려줄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물 부족이 심각한 호주의 경우에는 하루에 1인당 물 사용량 155리터를 목표로 하여 Target 155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절수형 샤워헤더 및 수도꼭지 교체, 4분 안에 샤워하기 등을 홍보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기후 변화와 함께 심해지는 사막화로 물은 점점 부족해지고 있어 하루에 1인당 물 사용량을 220리터로 정하고 점검한다고 한다. 그에 반하여 현재 제주도의 하루 1인당 물 사용량은 345ℓ로 훨씬 높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들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생활 속에서 물을 절약하는 방법이다.
또한, 물을 절약하는 생활습관은 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자원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물 절약 실천을 생활 속에 습관화시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선조들도 물 절약에 대한 속담으로 “낯 씻는 물을 너무 많이 쓰면 많이 쓴 만큼의 물을 저승에 가서 다 먹어야 된다.”라는 말로 우리에게 물을 그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러면 생활 속의 물 절약 실천 방법으로 무엇이 있을까?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 중 4분의 1이 변기물 내리는 데 사용된다고 한다. 기존 변기수조에 절수기 설치 또는 물 채운 병을 넣거나 절수형 변기수조 설치 및 누수여부를 확인하고, 부엌에서 설거지나 야채 등 음식재료를 씻었을 때 무심코 틀어놓은 수도꼭지를 잠그고 물을 받아서 사용하면 물을 아낄 수 있다. 아울러 부엌에서의 물 절약은 냉수뿐만 아니라 온수 낭비도 물이므로 물과 에너지를 동시에 아낄 수 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 가운데 4분의 1이 욕실에서 소비된다. 15분간 사용하면 180리터 전후의 물을 사용하게 되는데 샤워시간을 줄이거나 절수형 샤워헤드 교체 및 양치질할 때 물컵을 사용하면 그 만큼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세탁기를 사용할 때에 빨래감은 한번에 모아 빨거나, 적정한 헹굼 횟수 및 마지막 헹굼물을 재이용하면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이렇게 물 절약을 생활 속에 실천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아니 조금만 더 생각해도 이보다 더 다양하다. 이러한 자세한 실천방법보다 더 중요한 것을 물을 절약하겠다고 하는 마음가짐과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다. 지하수뿐만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자원을 아끼고 사랑하여 후손들에게 풍요로운 미래를 선물하고 싶다.
장 명 서
제주특별자치도상하수도본부 기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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