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동쪽 ‘월성교차로 선사유적’
관리부실.예산낭비...존폐기로
국내 최대 ‘삼양 선사유적지’와 통합해야...설득력
2001년 이후 2차례 방화피해...사실상 방치
제주국제공항 동쪽 월성교차로 일대에 조성된 선사 주거지가 존폐기로에 섰다.
사업비 100여억원이 투입돼 올 4월 준공된 국내 최대 ‘고대 마을터’인 삼양 선사유적지가 내년 고교 국사 교과서에 실리면서 고대 마을 유적을 한곳으로 모아야 한다는 의견과 이곳 관리부실로 인한 문제 등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곳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간 2000만원이상의 예산이 소요돼 이 과정에서 제주시의회 역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이고 있다.
제주시는 2000년 제주국제공항 화물청사 신축에 따른 도로확장 공사 중 이 일대에서 기원전 200년을 전후로 만들어진 ‘탐라 전기시대 수혈 주거지’를 발견했다.
제주시는 이후 45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2001년 5월 교차로 중앙부분 1000평 정도의 공간에 수혈식 가옥 2개 동과 고상식 가옥 1개동 등 모두 3개 동의 선사시대 주거 가옥을 복원했다.
그러나 이곳은 2001년 어린이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한 것을 비롯해 올 3월에도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또 지난해에는 제 14호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고상가옥 1채가 파손되는 등 관리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시는 올 4월 기원전 1세기를 전후한 국내 최대 마을 유적지인 삼양동 선사유적지 조성사업을 마쳐 이곳에 국내 전문 고고학자 등의 증언을 토대로 고대 주거가옥 등 14동의 주거지와 전시관을 조성했다.
삼양유적지는 사적 제 416호로 지정돼 전문 관리인력과 이곳 안내 및 설명을 담당하는 문화유산해설사까지 배치돼 있다.
그러나 월성교차로 유적지의 경우 관리 인력은 물론 문화유산해설사도 배치되지 않은 채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특히 이 일대를 지나는 관광객 등 공항 이용객들 대부분이 차량을 이용하면서 이 곳은 당초 기대와 달리 관광객 등이 ‘제주의 고대 문화를 이해하는 장소갗 아니라 ‘스쳐 가는 장소’로 전락하고 있다.
상황이 이처럼 전개되자 시의회 등을 중심으로 차라리 이 일대에 유적들을 삼양 선사유적지로 통합, 운영함으로써 제주의 선사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관리비 이중지출에 따른 예산낭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기라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와 과련,“현재로서는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서 “시의회 및 지역주민 등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