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눈에 보이는道政, 눈에 안 보이는道政
[세평시평] 눈에 보이는道政, 눈에 안 보이는道政
  • 제주타임스
  • 승인 201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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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창시자 아담 스미스(Adam Smith)가 ‘국부론’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시장의 손”이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아담스미스는 가장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 속에서 진리를 끄집어내어서 위대한 시장경제 이론을 창시 해 냈다. 지금이라도 번잡스러운 시장 통에 나가면 누구나 눈에는 안 보이지만 아담 스미스가 보았던 그 평범하고 일상적인 무엇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아무도 계획하거나 명령을 내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필요를 느끼는 모든 종류의 재화와 서비스가 공급되고 소비되는 흐름에 맞춰 노력한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재화를 모으려는 인간의 욕심이 눈에 안 보이는 시장의 손이다.
인간에게는 욕심의 문화이고 발전동기라고 한다. 사람이 사는 어떤 분야에서도 문화가 있고 발전동기가 그 분야를 지탱한다.

일반 경제시장에서 발전동기가 부자가 되려는 욕심이라면, 행정조직시장에서는 승진과 권한추구다. 공무원들은 승진과 권한을 모으기 위한노력이1차적 동기이며 눈에 안 보이는 손이다. 국민의 행복과 조직의 발전은 그 다음이며 눈에 보이는 손이다.

요즘 지방선거가 끝나서 지방정부 수장이 새로 출범하는데 새로 출범하는 인사 때마다 적지 않는 파트에서 인사 파행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제주도도 마찬가지다. 여기에도 인사권자의 입장에서는 눈에 안 보이는 손과 눈에 보이는 손이 있다. 선거 때 인사권자에게 줄을 선 공무원들에게 승진시키고 요직에 배치하려는 인사파일이 눈에 안 보이는 인사권자의 손이다. 이를 감추기 위해서 능력이니, 서열이니, 공모니 하는 것 등은 눈에 보이는 손이다.

이러니 공무원들이 선거 때마다 줄을 서지 않을 수 없다. 헌법상 보장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과 직업공무원제도 뿌리를 흔드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다른 쪽에 줄을 선 공무원들에게 파견이라는 명목으로 도민의 혈세만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민선자치의 파행이다. 지금 시중에서는 민선자치 단체장은 당선되어 취임하면 그 다음날부터 차기선거를 대비해서 자신의 선거지지인맥을 단도리 한다는 여론이 있다. 이런 여론이 사실이라면 이것도 눈에 안 보이는 도정의 손이다.

물론 당선된 도지사는 자신의 정책을 실현하기위하여 필요한 인재를 재배치할 권한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새 수장은 인사권을 남용하지 말아야하는 의무와 공무원의 정치중립성보장이라는 헌법상의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상의무는 허맹이문세가 된다.
아담스미스의 눈에 보이지 않는 시장의 손과 민선 지방자치단체장의 인사권과는 일맥상통할 수 있다는 감이 실루엣처럼 떠오른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하기위해서 우산과 소금 두 가지만을 생산하는 경제를 가정해 보자, 그리고 어떤 원인에 의해서 소비자들이 지금 생산되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우산을 원하고 소금을 더 적게 원한다고하자. 그러면 우산 값은 올라가고 소금 값은 내려가니 우산사장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더 노력을 하고 소금 사장은 반대로 할 것이다. 결국 이런 과정은 시장의 상품 가격과 생산량까지도 신속하게 결정하여 부지런 해 질 것이다.

그렇다면 지방자치단체 인사도 같은 맥락이다. 인사 원칙을 선거에 줄을 선 공무원들보다. 자신의 희생과 더불어 너무 튀지 않고 정도를 걷는 자를 우대 하면 된다. 이것은 자치단체장이 차기에 미련이 없어야 하며, 선거에 도움 받은 공무원에게 선거에 신세진 빚을 못 갚는다는 결단이 우선이다. 이건 혁명적 결단이다.

물론 지방자치단체장의 인사가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일일이 검증하기도 어렵고, 인사의 자율성에 대한 침해 될 우려도 있다. 그리고 모든 대상자에게 만족한 인사는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조직 내에서 흐르는 여론에서 세세한 내용까지 정확한 소문은 선거 때만을 기다리는 공무원만 양산된다. 부패악순환의 표본이다.

또 지방정부의 수장이 바꾸어지면 지방정책이 바꾸어진다. 물론 지방정부의 새 수장의 최종 결재권자임으로 잘못된 정책은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정책을 바꾸는 데는 지방정부의 수장이 권한이 아니고 지역주민의 권한이다. 아무리 간접민주주의지만 추진하던 정책을 바꾸는 데는 명명백백한 당위성의 전제가 되어야한다. 자기의 잣대로 정책의 변경은 바다의 신(神)포세이돈의 아들 프로쿠루테스의 행패다.

바다의 신의 아들 프로쿠루테스는 행인들을 유인하여 자기의 침대에 눕히고 그 침대보다 길면 잘라 죽이고, 짧으면 늘여 죽였다. 자신의 입장에서, 아니면 그 정책용역에서, 아니면 전문가 집단주장에서, 아니면 심의 위원회에서 자신들의 잣대에 의한 정책변경은 안 되는 것이다. 정책의 결과는 아무도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이기도 하지만, 잘못된 판단의 피해와 잃어버린 시간은 혹독한 고통으로 우리들과 우리후손들의 감당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  찬  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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