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명무실 자문기구 정비 시급
[사설] 유명무실 자문기구 정비 시급
  • 제주타임스
  • 승인 201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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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에만 민간 자문ㆍ심의기구 150개 육박…부실운영 상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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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에 각종 심의.자문기구가 너무 많다. 행정의 효율성을 위한다지만 상당수가 유명무실 하다. 이름도 생소한 각종 행정 심의 자문위원회가 수두룩하지만 하는 일이 거의 없다.

행정의 효율보다는 이름이나 걸어두는 이상한 자문기구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지만 정비할 생각은 없는 듯하다. 그래서 행정의 비효율만 부르는 자문기구라는 비판이 나온지가 오래다.

알려지기로는 현재 도가 운영하는 자문기구는 150개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06년 103개 위원회에서 2007년 124개, 2008년 144개 등 매해 늘어나고 있지만 뚜렷한 실적은 없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제주도정이 위원회 도정으로 불릴지도 모른다.

다양하고 전문적 행정추진과 관련한 전문가 그룹의 자문을 얻고 관련행정 사안에 대해 심의를 거치는 것은 필요하고 중요하다.

행정의 독선을 예방할 수 있고 도정에 사회 각층의 의견이나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하여 그야말로 효율적인 행정을 추진 할 수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런 행정자문심의기구는 전문성을 요하고 여론 집적이 필요한 사안이나 특정부문에 국한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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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도는 1 백수십 개나 되는 자문기구를 만들었다. 1백수십개의 도정 추진분야에 수백명의 또는 1천명 가까운 자문위원을 위촉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말은 제주도정이 이렇게 많은 전문가 그룹의 자문을 받아야 행정을 추진할 정도로 능력이 없거나 자질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행정이 얼마나 자신감이 없고 능력이 한계에 부딪쳤길래 자문그룹에 의존해 도정을 끌고 가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지울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자문심의 기구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자문심의기구만 구성해 놓고 일년에 한번도 모임을 갖지 않는 위원회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이들 자문위원회중에 일년에 한차례도 회의를 개최하지 않는 위원회가 30여개나 된다고 한다. 일년에 한 차례만 회의를 가졌던 위원회도 50개를 넘어선다.

행정효율을 내건 각종 민간위원회가 제구실을 못하고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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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 구성과 운영의 문제는 또 있다. 현재 150개에 육박하는 위원회에 소속된 인원은 1400여명을 넘어서고 있다. 그런데 이들중 100명 가까운 인사들이 3개 이상의 위원회에 중복 참여하고 있다.

도가 운영하는 각종 위원회의 성격이 비슷하거나 같기 때문이다. 유사위원회가 많다는 것은 이들 유명무실 자문위원회의 통폐합의 필요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사실 사회일각에서는 도의 각종 민간자문위원회를 도정 자문심의 기구라기 보다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조직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다.

자문심의 기구라는 이름을 빌려 정치적 지지층을 확보하거나 관변 인사들을 묶어 필요한 목적에 활용하기 위한 기반조성용이라는 말도 있다.

순수한 행정자문기구가 이러한 오해를 받는다면 도정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도 유명무실하거나 성격이나 활동이 비슷한 위원회들을 과감히 통폐합해야 할 것이다.

정말 행정의 효율을 위한 자문기구라면 10여개 안팎이면 충분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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