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진출 3개 정유업체의 가격 담합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제4의 정유사’ 현대오일뱅크(주)의 제주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자유시장 경쟁을 통한 가격 인하 등 도내 유류시장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농협과 내년 3월부터 향후 5년간 도내 지역농협 주유소 등에 유류 독점공급을 내용으로 하는 ‘계통유류 공급협약’을 체결, 제주 진출을 가시화했다. 유류 공급을 위해 대리점으로 선정된 (주)탐라석유는 내년 3월까지 북제주군 애월읍 고내리에 1만6000㎘ 저장시설의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과 농협의 계통유류 공급협약은 제주농협의 오랜 숙원사업의 해결이란 측면과 함께 도내 유류시장이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현재 제주지역엔 LG칼텍스정유(주)와 SK(주), S-오일(주)만이 진출해 있는 가운데 유류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높아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제주지역에서 판매된 휘발유와 경유는 전국 평균보다 ℓ당 각각 54.43원과 72.31원 높았다. 특히 업체간 경쟁으로 유류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전북에 비해선 휘발유는 86.50원, 경유는 무려 109.32원이나 더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도민들은 지난 한해 전국평균보다는 316억원, 전북에 비해선 508억원을 더 부담하면서 주유소들의 가격담합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0월 주유소들이 특정지역 또는 도로를 중심으로 유류 판매가격을 담합 인상한 혐의를 포착,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이런 와중에 현대오일뱅크가 가격을 ‘무기’로 농협은 물론 전국 네트워크 구축 차원에서 일반 주유소 등으로까지 영업확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돼 도내 유류가격의 연쇄 인하효과가 기대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제주지역 유류공급 가격을 향후 2년간은 전국에 비해 15원 높게 하다가 2007년부터는 전국 동일 가격으로 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