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화광장 조성, 시민 의견 수렴 했나
[사설] 문화광장 조성, 시민 의견 수렴 했나
  • 제주타임스
  • 승인 2010.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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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가 도남동 ‘시민복지타운’ 시청 이전부지 43만m2에 문화예술광장을 조성키로 하고 이미 사업을 발주했다고 한다.

신임 김병립 시장이 취임 한 달도 되기 전에 느닷없이 이러한 사실이 발표된 것을 보면 아마 이 사업은 전임 시장 때부터 계획이 돼 있었던 모양이다.

이로 미루어 시민복지타운 개발 계획 당시부터 추진하려던 제주시청 이전은 사실상 백지화 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42억 원의 거액을 투입하면서 반영구적으로 이용될 대규모 문화예술광장을 조성할 리가 없다.

제주시 계획에 따르면 1차적으로 올해 야외무대, 잔디 마당, 농구장, 쉼터, 화장실 등을 조성한다.

그리고 내년부터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중앙광장, 파도광장, 조형게이트, 방사 탑, 말 조형물, 담팔수림, 물결 쉼터, 파고라 등 조경 및 휴양 시설을 갖추는 것으로 돼 있다.

도심지에 조경이 잘 돼 있는 휴양시설을 갖춘 문화예술광장을 만들겠다는 자체는 환영할 일이지 나무랄 일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다른 곳이 아닌, 시민복지타운 내의 시청부지에 이러한 광장을 조성한다는 것은 문제가 다르다. 물론 현 시청 인근 주민들은 환영할 줄 안다.

우선 시청이 현 위치에 그대로 존치하게 됨으로써 상권이 유지되고 청사 출입이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청 이전을 믿고 복지타운에 땅을 매입한 시민들은 생각이 다를 것이다. 아무래도 광장 조성보다는 시청이전을 선호할 것임이 분명하다.

광장 조성 사업에 복지타운 토지 소유자들의 반발이 심할 것이라는 예측은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청이전 대신 광장 조성 계획 과정에 최소한 복지타운 토지 소유주들에 대한 의견을 들어야 했다. 아울러 시청부지 활용에 대한 대안이 무엇인지도 논의 됐어야 옳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광장 조성이 시청 부지를 이용할 최선책인 것처럼 서둘러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좀 성급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다못해 대규모 시민 무료주차장으로 활용하다 용처가 생겼을 때 언제든지 손쉽게 이용하는 것은 어떠한지도 고려해 볼 법한데 말이다.

재정형편상 시청이전을 포기한 제주시 당국의 고뇌를 이해하면서도 뭔가 부족했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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