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해경이 지난 22일 최남단 방어축제와 관련, 보조금을 가로챈 혐의로 3명을 불구속 입건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방어축제 위원회는 “해경에 명예 훼손의 책임을 묻겠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방어축제 위원회 측은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서귀포해경이 성과 주의에 매몰돼 짜 맞추기 수사를 했다”며 혐의 자체를 완강히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허위 서류 작성, 사무국장 공금횡령, 부풀린 납품가격 빼돌리기 등, 이 모든 혐의가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주장이다.
우리는 해경의 수사 결과와 이에 대한 축제위원회 측의 주장 중 어느 쪽이 진실인지 속단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또한 그러한 위치에 있지도 않다. 다만 축제위 측의 주장대로 아무런 잘못이 없음에도 해경이 성과 주의에 의해 짜 맞추기 수사로 3명이나 불구속 입건 했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반대로 해경의 수사에 잘못이 없음에도 주민들의 명예 회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수사 당국에 책임 묻겠다고 나섰다면 이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어쨌거나 분명한 진실은 해경과 축제위 중 어느 한쪽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해경의 수사가 공평무사한 진실의 바탕위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축제위의 반발이 잘못된 것이다, 반대로 축제위의 주장대로 짜맞추기 식 수사에 의해 혐의를 뒤집어 씌웠다면 이는 해경 쪽의 잘못이다.
따라서 일단 수사 결과에 대한 축제위 쪽의 민원이 있는 이상 해경은 마음을 열어 다시 한 번 확인 수사를 벌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진실을 밝히고 그 결과를 축제위에 알려 줘야 한다. 수사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실수라는 것도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