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당국이 벌써부터 마늘 양배추 양파 당근 등 월동 채소류 유통처리에 고민을 하고 있다. 아직 심지도 않은 작목을 놓고 농정당국이 고민을 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지금까지 과잉생산 되었던 월동 채소류 처리에 여러 차례 곤욕을 치러왔던 경험 때문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농산물 과잉생산의 책임은 농민에게 있다. 처리도 농민의 몫이다. 농정당국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농정당국이 고민을 하는 이유는 농산물 과잉생산에 의한 처리 난 파동은 제주지역경제를 흔들고 민심이반 등 행정당국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왔었던 고통스런 경험 때문이다.
그래서 월동채소류 과잉생산에 대한 농정 당국의 우려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수준이상이다. 도 농정당국이 올해 월동 채소류 재배의향 예측 조사결과는 그래서 이러한 걱정을 주기에 충분하다. 재배면적 예측조사 결과 마늘 양배추 양파 당근 등의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나서다.
이처럼 농민들이 월동채소류 재배면적을 늘리려는 것은 지난해 제주산 월동채소류가 좋은 값에 처리됐고 최근 기름 값과 영농자재비 상승 등으로 농가들이 난방비가 들지 않은 월동채소 재배를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농정당국의 분석이다.
그래서 농정당국은 벌써부터 재배 면적 10% 줄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월동 채소류 재배 농지에 우리 밀 녹비작물 유채 등 대체작물을 재배할 경우 ha당 50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농정당국이 영농에 개입하는 ‘관치영농’을 계속할 수는 없는 일이다. 농민들도 지난해 값이 좋았으니 무조건 심고보자는 식의 ‘재수보기 식’ 영농행태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농민이 책임지는 ‘책임영농 유도’가 정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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