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돌·풀·나무 그리고 사람을 키운다는 것
[나의 생각] 돌·풀·나무 그리고 사람을 키운다는 것
  • 제주타임스
  • 승인 2010.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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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굴을 단체로 관람하고 싶은데 예약을 어떻게 하면 되나요?”

“홈페이지에서 개인별 휴대폰으로 인증받고 사전예매를 하셔야 합니다.” “다른 방법은 없나요?” “예, 없습니다.” 삼척시 동굴담당 직원의 대답은 짤막하고 단호했다.

지난 6월 16일부터 3일간 石·草·盆栽 전문인양성 중급과정 교육생을 인솔하고 분재박물관, 선인장연구소, 수목원과 식물원, 대금굴 등을 벤치마킹 했었다. 대금굴은 사전 예매를 하지 않은 터라 우리는 아주 어렵사리 관람할 수 있었다.

관람을 마치고나서야 담당직원의 융통성 없던 태도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대금굴은 입구까지 모노레일로 이동을 하고, 관람객들은 각각 이어폰을 착용 동행한 전문가이드의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보존이 잘 되어 있었다. ‘모노레일 설치는 정말 잘했구나!’ 여기며 우리지역은 과연 어떤가? 를 생각했다.

모노레일은 꿈도 못 꾸고, 제주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점점 많아져가고, 한라산만 해도 사람들의 발길로 얼마나 많이 훼손되고 있는 것인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제주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자원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자연을 보존하는 것도, 훼손하는 것도 바로 사람에 의한 것일 테니까.

바로 그런 사람들을 키우기 위해 石·草·盆栽 교육과정을 개설하였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 중급과정까지 운영하고 있는데 갈 길이 멀기만 하다. 소득과 연결되지 않는 교육이라 내년부터는 고려해보라는 여론도 있다.

교육을 받는 이들은 농업인을 비롯하여 주부, 요식업, 회사원 등 직업도 다양하다. 이들은 교육을 받으면서 제주의 돌과 풀, 나무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굴러다니는 돌멩이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석부를 할 수 있는 돌은 제주 돌이 가장 좋다는 것, 육지부에서 보이는 멋있는 석부작품 속의 돌은 대부분 제주 돌이라는 사실을 아는 도민은 과연 몇이나 될까?

굴러다니는 한 개의 돌멩이는 쓸모없다지만, 돌멩이와 돌멩이를 붙여 돌을 만들고, 거기에 풀과 나무를 붙여 생명을 불어넣으면 가치 있는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한다는 것을 이번 교육을 통해 알게 되어 고맙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농업기술 교육도 중요하지만 하찮은 돌멩이도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을 깨우치게 하는 교육이 어쩌면 더 요구되는 시점은 아닐까?

당장 소득은 안 되지만 돌과 풀, 나무가 있어 제주의 가치는 무한하고, 그 가치를 인식하고, 보존하려는 사람들을 키운다면 훗날 제주는 돈보다 훨씬 더 값진 유산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고급과정까지 지속하여 제주를 아끼고 보존할 수 있는 진정한 전문 자연유산 지킴이를 양성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김  미  실
제주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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