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은 항암효과는 물론, 콜레스테롤을 억제하고, 심장병, 뇌졸중까지 예방해준다고 하여 전 세계가 인정한 10대 건강식품의 하나이다. 또, 제주에서는 감귤 다음의 제2소득작목으로 도내 70%이상이 서부지역에서 재배되고 있어 비중 높은 작물이다.
서부 지역은 마늘재배에 알맞은 토양과 기상 환경을 갖고 있어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지역의 마늘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국내외 어려운 상황속에서 명품 제주마늘로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에 개선되어져야 할 몇 가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계속되는 연작 재배로 인한 토양 병해충 발생이 증가하고, 한번에 여러 가지 농약을 섞어서 사용하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파종 전 투명비닐을 이용한 태양열 소독을 권하고 싶다. 마늘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흑색썩음균핵병은 40℃ 이상에서는 대부분 사멸한다. 이점을 착안하여 비닐을 이용한 태양열 소독은 토양병의 발생 밀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두 번째는 친환경적인 재배 마인드이다. 투명 비닐 멀칭 재배 농가의 제초제 사용 실태를 보면 파종 전에 1회 처리, 멀칭 전에 2회 처리, 생육 중에 비닐 속으로 처리하는 등 3~4회 이상 사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앞으로는 흑색 비닐 멀칭 재배를 권하고 싶다. 흑색비닐 멀칭재배의 경우 제초제의 살포를 줄여 불필요한 노동력을 덜고 친환경적 재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다음은 파종시기에 대한 문제이다. 마늘의 파종 적기는 9월 중순이지만 우리 지역은 대부분 그 이전에 이루어진다. 파종시기가 빠르면 발아가 고르지 못하고 입모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2차 생장 (벌)마늘이 많아지고, 병해충 방제 횟수가 많아져 결국 경영비가 많이 들고 수입은 떨어진다.
또 다른 하나는 규격이하의 마늘 생산 문제이다. 올해의 경우 봄 일조 부족으로 큰 마늘 생산이 예년에 비해 적었다. 주아재배를 통해 종자를 갱신하고, 종자소독은 철저히 하며 심는 간격을 늘렸으면 하는 생각이다. 올해 서부농업기술센터의 시범사업 결과에도 나타났지만 간격을 늘려 심을 경우 마늘 종자량은 줄어든 반면 큰 마늘 비율이 높아 전체적인 생산량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마늘은 재배 특성상 기계화가 어려운 작목중의 하나이다. 특히 농촌에 파종과 수확 인력이 부족하여 용역에 의존하여 작업기술의 질 저하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쪽분리기, 파종기, 송풍건조시설 등 가능한 부분부터 기계화를 실천하자!
관행적인 농법에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명품 마늘의 명성을 쌓아야 할 때다. 힘이 들수록 냉철히 생각하고 바쁠수록 돌아가는 심정으로 서로가 가슴을 열고 마늘 산업이 나아갈 길을 해결해 보자.
고 봉 철
서부농업기술센터 원예작물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