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6일)은 1987년 12월 유엔총회에서 지정한 세계마약퇴치의 날이다.
전 세계적으로 마약류를 비롯한 약물남용의 폐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국제연합(UN)은 1987년 이래 매년 6월 26일을 ‘세계마약퇴치의 날’로 정했다.
이를 통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선 불법마약류의 사용 및 유통을 근절하고 마약류 중독자의 치료와 재활을 돕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한국은 그 동안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내 제조사범은 물론 대형 공급사범을 철저히 척결해 지난 2003년 이래 마약류 사범이 1만 명 미만으로 유지돼 국제사회로부터 ‘마약청정국가’ 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세계 마약류 동향 변화에 편승해 한국이 동남아시아에서 생산되는 마약의 중간 유통지로 급부상하고 있는가 하면, 일부 연예인들의 마약복용 설, 인터넷 커뮤니티를 이용한 빈번한 마약거래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한 마약사범 검거 소식 등은 한국의 심각한 마약실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마약을 복용하는 사람도 과거 일부 유흥업소 종사자와 상습 복용자(중독자) 정도였으나 최근 수사기관에 적발된 마약사범의 분포를 보면 직장인, 연예인, 원어민 강사, 국내체류 외국인 등 여러 계층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마약거래 및 밀매방법 또한 현저하게 다양해지고 있다. 물고기 배에 마약류를 숨겨서 반입하거나 소화기 안에 마약을 숨겨 들어오는 일도 있다.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주도면밀하게 밀반입을 시도하는 마약사범들을 원천적으로 100% 차단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약류 범죄는 다른 범죄처럼 눈에 띄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아주 은밀하게 조직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단속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마약은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시작하다 복용횟수가 증가할수록 처음보다 점점 그 양이 많이 요구하게 되고, 중독된 후에도 신체?정신적으로도 약물 의존도가 높아져 최후에는 인간의 본질적인 인성까지 상실함으로써 개인의 건강피해는 물론 가정과 사회적 피해와 손실도 심각하다.
마약류의 근본적인 퇴치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대응도 필요하겠지만 마약류 사용자의 가족과 이웃시민 단체 등 모든 구성원의 관심과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제23회 ‘세계마약퇴치의 날’ 을 맞아 국민 모두가 마약류 퇴치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집결돼 우리사회가 마약 없는 건강한 사회가 되는데 힘을 모아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고 광 언
제주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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